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말똥말똥해서 말똥가리? 알고보면 '하늘의 하이에나'예요
입력 : 2026.02.11 03:30
말똥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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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학중앙연구원
왜 이런 독특한 이름을 가지게 됐을까요? 세 가지 유래가 전해지고 있어요. 우선 배 부분이 흰색인데 군데군데 갈색 깃털이 난 게 말똥 같아서 그렇다는 얘기가 있고요. 말똥 무더기 부근에 사는 쥐를 잡아먹는 데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어요. 눈동자가 말똥말똥해서 이런 이름을 갖게 됐다는 얘기도 있어요.
말똥가리는 26종류가 알려져 있고, 극지방을 제외한 전 세계에 골고루 분포해요. 우리나라에서도 전국에서 볼 수 있어요. 중국·몽골에서 우리나라로 월동하려 내려오는 겨울철새 무리도 있고, 우리나라에서만 사는 텃새도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말똥가리·큰말똥가리·털발말똥가리 등 세 종류를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다른 맹금류의 사냥감을 빼앗은 장면이 화제가 됐는데, 이는 말똥가리의 습성이랍니다. 말똥가리의 별명은 '하늘의 하이에나'예요. 다른 맹금류의 사냥감을 빼앗거나 동물의 사체를 먹는 경우가 드물지 않아 아프리카의 청소부로 불리는 하이에나를 연상시킨다는 거죠.
말똥가리의 비행 속도는 최고 시속 40㎞ 정도로 매·황조롱이·솔개 등과 비교하면 느리답니다. 작은 몸집에도 날쌔게 비행해 먹잇감을 공략하는 매나 큰 몸집으로 사냥감을 압도하는 독수리처럼 사냥할 순 없죠. 그러다 보니 사냥 성공률이 다른 맹금류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어서 사냥을 하지 않고도 먹고사는 방법까지 동원하는 거예요. 맹금류 치곤 동작도 굼뜬 편이라 사냥꾼의 총탄에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대요.
살아 있는 먹잇감을 사냥할 때 가장 많이 노리는 것은 쥐랍니다. 나뭇가지에 가만히 앉아서 사람의 여덟 배나 되는 좋은 시력으로 쥐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다가 사냥에 나서죠. 사람에게 나쁜 병을 옮길 수도 있는 쥐의 폭발적 번식을 막아준다는 점에서 인간 생활에 유익한 동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말똥가리 수컷은 짝을 지을 때 암컷 앞에서 아주 멋진 곡예 비행을 선보인답니다.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급강하했다가 다시 차고 오르죠. 암컷은 수컷이 마음에 들면 함께 비행을 하고 짝을 이뤄요. 말똥가리는 암수가 쉽게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빼닮았는데, 수컷의 덩치가 암컷과 비슷하거나 좀 더 작아요.
말똥가리는 맹금류 중에서 아름다운 울음소리를 내는 것으로도 유명해요. '피요요요오' 하는 울음소리만 들으면 예쁘고 가냘픈 산새가 연상될 정도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