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스타와 정신건강] 조현병 치료 위해 전두엽 절제… 수술 후 목숨 잃은 천재 음악가

입력 : 2026.02.10 03:30

요제프 하시드와 조현병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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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제프 하시드(1923~1950•사진)는 비록 짧은 생을 살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폴란드 출신 바이올리니스트랍니다. 어린 나이에 유럽 음악계를 놀라게 할 만큼 뛰어난 재능을 보였죠. 당시 평론가들은 입을 모아 그를 "미래가 기대되는 특별한 천재"라고 불렀죠. 하지만 쏟아지는 기대는 어린 그에게 무거운 짐이었어요. 무대에 설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기 때문일까요? 하시드는 공연 도중 악보를 잊어버려 연주를 멈추는 큰 실수를 했어요.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마음의 병이 깊어졌다는 신호였지요.

병원에서는 그에게 '조현병'이라는 진단을 내렸어요. 현실과 환상을 구별하기 힘들어하는 병이죠. 안타깝게도 그 시절에는 조현병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고, 지금처럼 효과적인 약물도 없었어요. 의사들이 여러 방법을 써보았지만 하시드의 증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답니다.

1950년 하시드는 '전두엽 절제술'이라는 수술을 받게 돼요. 이 수술은 뇌의 일부를 절단해 심한 불안과 혼란을 줄이기 위해 개발됐어요. 수술을 개발한 의사 안토니우 모니스는 그 공로로 노벨상까지 받았어요. 당시 사람들이 이 수술이 환자를 구하는 기적의 치료법이자 의학의 위대한 발전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시간이 지나면서 이 치료법의 부작용과 한계가 점점 드러났죠.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불안은 줄어들었지만, 감정 표현이나 사고 능력, 의욕 등이 크게 약해졌어요. 이런 결과가 이어지자, 의학계도 더 이상 전두엽 절제술을 시행하지 않게 됐어요. 대신 약물 치료, 정신 치료 등 환자의 삶과 기능을 지키는 방향으로 치료 방법이 발전했죠.

전두엽 절제술은 1975년 개봉한 미국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에도 등장해요. 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주인공 '맥머피'는 강제 노역을 피하려고 정신병을 앓는 척하며 정신병원으로 옮겨가지만, 그곳에서 이 수술을 당하죠. 영화는 특정 의사나 치료를 비난하기보다, 치료는 사람을 돕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져요.

수술을 받은 하시드는 이후 생긴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의 삶은 안타깝게 끝났지만 헛되지 않았어요. 하시드 사망 이후 의학계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더 엄격한 연구 기준과 윤리 기준을 세우게 됐어요. 의학은 한 번 정한 방법을 고집하지 않고, 검증과 반성을 통해 발전해 왔답니다.

요제프 하시드의 바이올린 연주는 오래전에 멈췄지만, 그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가 더 나은 치료 방법을 고민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의학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지요. 
이헌정 고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