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1차 세계대전 군인 재활 위해 '필라테스'가 개발했대요

입력 : 2026.02.10 03:30

필라테스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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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여성 환자가 남성의 두 배 이상이라고 하는데요. 주로 필라테스<사진>나 요가 등 유연성이 필요한 운동 동작을 무리하게 따라 하다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최근에는 여성들이 건강·몸매 관리를 위해 필라테스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필라테스는 원래 군인이나 포로 등 전쟁 중 부상을 입거나 쇠약해진 남성들의 재활과 회복을 위한 운동으로 개발됐습니다.

필라테스는 독일의 요제프 필라테스(1883~1967)가 창시했어요. 요제프는 어린 시절 각종 병을 달고 살던 허약한 아이였는데, 요제프의 아버지인 프리드리히 필라테스가 체조 선수였기 때문에 요제프에게 체조를 가르쳤대요. 이후 요제프는 건강을 위해 체조 외에 다이빙, 스키, 격투기 등 다양한 운동을 하게 됐고, 성인이 된 뒤에는 신체 훈련 지도자가 됐어요.

요제프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영국에 있는 독일군 포로 수용소에서 필라테스를 고안해냈는데요. 당시 요제프가 이 포로 수용소에 있던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습니다. 독일군 의무병으로 참전했다가 포로가 됐다는 설, 영국에서 지내다가 적국 간첩으로 의심받아 포로 수용소에 갇히게 됐다는 설 등이죠.

요제프는 수용소에서 만난 군인들을 위해 자신의 지식을 활용하기로 합니다. 서양의 체조에 동양의 요가 등을 결합한 새로운 운동을 만들어낸 거죠. 포로 수용소는 공간이 협소해 넓은 공간이 필요한 운동을 하기 어려웠는데, 필라테스는 침대나 매트 위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운동이었습니다. 이 새로운 운동법 덕분에 수용소의 포로들은 오히려 수용 전보다 건강해질 수 있었어요.

제1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치닫던 1918년 '스페인 독감'이라는 전염병이 전 세계에 대유행하여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대략 5억명이 감염됐고 치사율도 높았죠. 전염병이 유행하면 포로 수용소처럼 사람들이 밀집해 사는 좁은 공간은 특히 취약해지는데, 요제프의 운동법이 포로들의 체력 관리에 도움이 돼 이 수용소에서는 스페인 독감 사망자가 한 명도 없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요. 요제프는 다른 수용소로 옮겨진 뒤에도 자신의 운동법을 체계화했습니다.

세계 대전이 끝난 후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작업실을 세워 운동을 가르치고, 자신이 가진 지식을 책으로 엮어냈어요. 요제프는 자신이 개발한 이 운동법을 '조절학(Contrology)'이라고 불렀지만,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따 '필라테스'라고 부르기 시작했죠. 이후 필라테스는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고, 현대에는 건강을 증진시키고 몸매를 가꾸려는 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어요.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