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기후와 날씨] 북반구에서 가장 차가운 공기… 1월 한파 주범이래요

입력 : 2026.02.02 03:30

극 소용돌이(폴라 보텍스)

지난달 23일 경기 김포시 일산대교 인근 한강 위에 얼음이 떠다니고 있어요. /뉴스1
지난달 23일 경기 김포시 일산대교 인근 한강 위에 얼음이 떠다니고 있어요. /뉴스1
지난달 초 절기상 소한(小寒·1월 5일)쯤 북극의 찬 공기가 동아시아와 유럽으로 내려왔습니다. 한국은 영하 20도의 혹한이 찾아왔고, 핀란드는 영하 37도까지 내려갔죠. 이 추위가 물러가자 대한(大寒·1월 20일) 무렵에는 지난번보다 강력한 한기가 북극에서 동아시아와 북미 쪽으로 내려왔습니다. 미국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설과 한파가 몰아쳐 미네소타는 영하 40도까지 떨어졌습니다. 러시아 동부도 60년 만의 폭설과 한파로 비상사태가 선포됐어요. 우리나라도 영하 25도 한파로 호남·제주 지역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우리가 사는 북반구 중위도 지역 한파는 북극 한기가 남하해 발생합니다. 북반구에서 가장 차가운 공기는 북극 상공을 돌고 있는 '극 소용돌이(폴라 보텍스·Polar Vortex)'예요. 고위도에서 서에서 동으로 빠르게 부는 바람인 '제트기류'는 북극 한기가 남쪽으로 내려오지 못하게 막아 주는데요. 문제는 지구온난화로 북극 기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겁니다. 현재 북극 기온은 지구 평균의 4배 속도로 오르고 있어요. 북극해 빙하가 녹아 햇빛 반사율이 감소하는 데다가, 바다는 햇빛을 잘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북극 기온이 오르자, 고위도와 중위도의 온도 차 때문에 생기는 제트기류도 약해지고 있습니다. 폴라 보텍스를 막아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지자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하는 일이 잦아지는 것이죠.

북극 한기가 남하하는 통로에 따라 추워지는 지역이 다른데요. 북극 한기가 내려올 때는 제트기류의 파동 패턴으로 2파(Wave 2)와 3파(Wave 3)가 가장 많이 나타납니다. 2파는 극 소용돌이가 크게 둘로 나뉘는 형태입니다. 2파는 3파에 비해 더 광범위하고 강력한 한파를 동반해요. 2파가 만들어질 때 영향을 받는 지역은 동아시아와 북미입니다. 2파는 큰 파동이기 때문에 이동 속도가 늦습니다. 그래서 추위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0년과 2016년 우리나라에 내려왔던 강력한 한파도 2파였습니다.

3파는 동아시아, 북미, 유럽 등 세 통로로 극소용돌이가 남하하는 것입니다. 2파보다 파동 수가 많다 보니 파동 크기가 작고 한파 일수는 짧지만, 혹한을 가져오는 것은 2파와 비슷합니다. 언론에서 전 세계적으로 폭설과 한파가 찾아왔다고 보도하는 경우는 대개 3파인데요.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 북극 한기가 남하해서 세계적 영향이라고 말하는 것이죠. 지난해 미국 예일대 연구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북극 기온이 상승하면서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혹한이 더 자주 더 길게 발생할 것이라고 합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