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반찬을 뜻하는 남인도말 '카리'에서 서구식 표현 '커리' 거쳐 '카레' 됐죠

입력 : 2026.02.02 03:30
[재밌다, 이 책] 반찬을 뜻하는 남인도말 '카리'에서 서구식 표현 '커리' 거쳐 '카레' 됐죠
세계 음식 여행박찬일 지음출판사 토토북|가격 1만8000원

요리사들이 실력을 겨루는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입니다. '먹방(먹는 방송)'이 유행하며, 우리나라 음식이 외국에도 널리 알려지고 있습니다. 음식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지만 우리는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요? 요리사 박찬일이 쓴 '세계 음식 여행'은 다양한 음식의 역사와 음식 관련 문화·관습 등을 알려줍니다.

예전보다 덜 먹는다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주식은 쌀입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먹는 쌀은 통통하며 찰기가 많은 자포니카 종입니다.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먹는 쌀은 길쭉하고 찰기가 적은 인디카 종입니다. 자포니카 종 쌀밥은 수저로 먹지만, 인디카 종 쌀밥은 손으로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쌀밥에 카레를 얹어 비벼 먹으면 맛있지요. 카레는 반찬을 뜻하는 남인도 말 '카리'에서 왔습니다. 카리가 서구식 표현 커리를 거쳐 우리나라 등에서 카레로 불리게 된 것이죠. 향신료를 넣어 끓인 소스인 인도 카레는 종류가 많습니다. 인도 사람들이 가장 자주 먹는 '달'이라는 카레는 부드럽게 삶은 콩에 스무 가지 이상 재료가 들어간 향신료 '마살라'를 섞어 만듭니다.

초콜릿의 원료 카카오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입니다. 마야와 아즈텍 문명 사람들은 쓴맛 나는 카카오 열매를 빻아 옥수수 가루, 바닐라, 고추, 향기 나는 꽃 등을 섞어 끓여 먹었습니다. 초콜릿이라는 이름도 아즈텍 말로 '쓴맛 나는 물'을 뜻하는 '쇼콜라틀'에서 왔습니다. 16세기 스페인 사람들이 아즈텍을 정복하면서 초콜릿이 유럽에 알려졌습니다. 처음에는 색이 검고 맛이 써서 꺼렸지만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나는 것 같아 점점 많은 사람이 찾게 됐죠. 17세기 유럽 귀족들은 카카오 가루에 우유나 달걀, 꿀이나 설탕을 타서 마셨습니다.

더 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 봅시다. 사람들은 언제부터 음식을 불에 익혀 먹었을까요? 150만년 전쯤 등장한 직립 인간 호모 에렉투스가 최초로 불을 사용하면서 음식을 익혀 먹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익힌 음식은 부드러워 소화가 잘되고 영양분도 많이 흡수할 수 있어 체력도 좋아집니다. 음식이 부드러우니 치아와 아래턱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뇌 용량은 커졌습니다.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탄생한 배경이 된 것입니다.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음식은 그 지역과 사회의 역사·문화적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음식의 특성을 제대로 알고 먹으면 음식 맛이 더 풍부하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저자는 이런 말로 우리를 책 속으로 초대합니다. "맛있는 음식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줍니다. 인류는 이 행복을 얻기 위해 오랜 세월 노력해 왔답니다. 따뜻한 한 끼 속에 깃든 역사와 문화를 함께 맛봐요!" 
표정훈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