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산 이야기] 우리나라에서 다섯째로 높지만… 오르기 쉬워 '개방적인 산'으로 불려요
입력 : 2026.01.26 03:30
계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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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방산 1492m 봉우리를 찾은 산행객들이 강원도 산줄기를 바라보고 있어요. /조선일보 DB
그런데 계방산 높이만 생각하면 초보자에게 쉽지 않아 보여요. 우리나라에서 다섯째로 높은 산이거든요.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 설악산(1708m), 덕유산(1614m) 다음이 계방산입니다. 흙이 많은 산을 사람의 살[肉]에 빗대어 육산(肉山), 바위가 많은 산을 뼈[骨]에 빗대어 골산(骨山)이라고 부르는데요. 계방산은 크고 높은 육산입니다.
이렇게 높은데도 계방산 산행이 쉬운 건 운두령(雲頭嶺) 덕분이에요. 운두령은 해발 1089m에 있는 고개로, 우리나라에서 국도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에요. 그래서 이름도 '항상 구름이 걸쳐 있는 고개'라고 붙여졌습니다. 운두령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계방산 정상까지 고도 488m만 올라가면 되고, 거리도 4㎞ 정도입니다. 정상까지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 이어지며, 넉넉히 잡아도 3시간이면 정상에 갈 수 있습니다.
계방산(桂芳山)이란 이름은 계수나무 계(桂) 자와 향기 날 방(芳) 자를 써서 '계수나무 향기가 나는 산'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계방산에는 옛날부터 계수나무가 없었다고 합니다. 조선 시대에는 계방산을 '연방산(燕方山)'이라 불렀습니다. 제비 연(燕) 자를 썼는데, 이는 '편안하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산세가 완만해 문턱이 낮은 계방산과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대표적인 하산 코스는 노동계곡입니다. 노동계곡에는 수령 1000년에 이르는 주목 군락이 있어 겨울 숲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운두령에서 출발해 정상을 거쳐 노동계곡으로 내려오는 산행은 9㎞이고, 5~6시간 정도 걸립니다. 계방산은 초보자에게 너그러운 산이지만 바람이 강해 방심하면 안 됩니다. 바람을 막아주는 외투와 두꺼운 장갑, 모자, 얼굴을 가릴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합니다.
계방산은 경치도 개방적입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시야가 시원하게 트이는데요. 첩첩이 이어진 강원도 산줄기와 백두대간 줄기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정상과 1492m 봉우리에 전망대가 있습니다. 강원도 산들은 대체로 숲이 울창해 전망이 트인 곳이 드문데, 계방산에서는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