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뉴스 고사성어] 두 손 묶인 채 체포된 베네수엘라 대통령… 나라 앞길은 안갯속
입력 : 2026.01.20 03:30
속수무책·오리무중
속수무책은 두 손이 묶인 것처럼[束手] 어쩔 도리가 없어서 꼼짝 못 한다[無策]는 뜻입니다. 예상치 못한 위기나 재난 앞에서 아무 방법도 쓸 수 없는 무력한 상태를 나타낼 때 쓰는 말이에요. 한쪽이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훈련한 반면, 다른 한쪽이 무방비 상태라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많은 사람이 속수무책이라는 말을 떠올렸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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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규
이처럼 베네수엘라는 카리브해의 맑은 하늘 아래 있다기보다 마치 안개 자욱한 오리무중(五里霧中)에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오리무중은 반경 5리(五里)가 안개로 덮여 있어서[霧中], 앞이 보이지 않아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말합니다. 5리는 약 2㎞입니다. 짙은 안개 속을 걸어본 사람이라면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이 얼마나 막막한지 알 것입니다.
오리무중은 장해(張楷)라는 사람의 이야기에서 유래했습니다. 중국 한나라 말기 혼란한 시대를 살았던 장해는 학식과 인품이 모두 뛰어났지만 관직에 나가지 않고 산에서 조용히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명성을 듣고 권력자들과 수많은 사람이 장해를 포섭하거나 배움을 청하러 자꾸 찾아왔다고 해요. 장해는 이런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이 찾아올 때마다 사방 5리에 안개가 덮이도록 '오리무(五里霧)'라는 도술을 부렸습니다. 안개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사람들은 모두 돌아갔고, 장해는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오리무가 나중에 '오리무중'이 됐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