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천리마의 실제 품종으로 추정… 투르크메니스탄의 국보급 말이래요
입력 : 2026.01.07 03:30
아할테케
-
- ▲ /유네스코
경주용 말로 유명한 '아라비안'과 '잉글리시 서러브레드', 중세 전쟁에 기사들을 태우고 나갔고 현대에는 마장마술 경기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안달루시안', 마차를 몰고 공연에도 출연하는 '프리지안', 미국 서부 개척 시대 카우보이의 말이었던 '머스탱' 등이 유명하죠.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전쟁에 동원되거나 물건을 싣는 용도로 활용돼 지금은 국가유산으로 보호받는 제주마(제주도 조랑말)가 있어요.
오늘은 말 품종 중 하나로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국보급 대접을 받고 있는 말 '아할테케(Akhal-Teke·사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옛날 중국에서는 한혈마(汗血馬·피땀을 흘릴 정도로 빨리 달리는 말), 적토마(赤兎馬·털이 붉고 토끼처럼 빠른 말), 천리마(千里馬·하루에 천리를 달릴 정도로 좋은 말) 등 훌륭한 말을 일컫는 다양한 표현이 등장했는데요. 아할테케가 이런 말일 가능성이 높대요. 투르크메니스탄은 중국과 교류가 빈번했던 실크로드 중심지거든요.
'아할'은 이 말이 길러진 지역 이름이고 '테케'는 투르크메니스탄의 한 부족이에요. 아할테케의 어깨 높이는 최고 1.6m로 말 종류 중에서는 중간 정도예요. 여느 말과 비교했을 때 다리와 목은 가늘고 길고, 가슴 폭은 좁고 허리가 갸름하죠. 날렵한 반면 힘은 제대로 못 쓸 것 같지만, 속력과 지구력이 뛰어나대요.
중앙아시아 지역은 초원과 사막, 험준한 산지 등이 골고루 있어 말이 심폐 능력과 근육을 동시에 단련할 수 있는 환경이죠. 그래서 유목민들이 여러 세기 동안 교배를 통해 덩치가 너무 크지 않으면서도 빠르고 지구력까지 뛰어난 말을 길러냈대요. 그래서 아할테케는 경주용과 승마용으로 모두 적합한 품종이 됐답니다.
투르크메니스탄 사람들은 예로부터 아할테케를 '천상의 말'이라고 부를 정도로 아끼면서 신성시해 왔어요. 투르크메니스탄의 국장(한 나라를 상징하는 문양)을 보면 한가운데 금색 털빛을 한 아할테케가 위풍당당하게 서 있어요. 아할테케의 털빛은 금색뿐 아니라 검은색·회색·밤색 등 다양해요. 투르크메니스탄의 전통 풍습 중에는 말 이름 짓기, 아름다운 말 경연 대회, 말타기 경주 등 아할테케와 관련된 게 많답니다. 결혼식 때는 신랑이 아름답게 장식한 아할테케에 신부를 태우고 떠나는 게 전통이랍니다.
그런데 투르크메니스탄이 과거 소련에 병합돼 있던 시기에는, 다른 종의 말과 교배되면서 순수 혈통이 훼손되고 도살 위기를 겪었대요. 하지만 1991년 소련 붕괴로 투르크메니스탄이 독립국이 된 뒤에는 정부가 아할테케 보호와 육성에 팔을 걷어붙여 이를 민족 정체성의 상징으로 삼았답니다. 아할테케 사육 기술과 말 치장술은 2023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