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디자인·건축 이야기] 관중석만 덮는 지붕 계획했지만… 야구 붐 불며 한국 첫 '돔구장' 됐죠

입력 : 2026.01.06 03:30

고척스카이돔

/서울시설공단
/서울시설공단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5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돔구장 건설을 장기 과제로 꺼냈어요. 이에 호응하듯 충청남도는 아산 천안아산역, 충청북도는 청주 오송역 인근에 5만석 규모 돔구장 유치 계획을 발표했죠. 현재 인천 청라국제도시에는 2만3000석 규모 돔구장이 지어지고 있고, 서울 잠실야구장 또한 3만석 규모 돔구장으로 바뀔 예정입니다.

돔구장은 반구 모양 지붕(돔·dome)이 천장을 완전히 감싼 다목적 경기장을 말해요. 날씨 영향을 받지 않아서 비나 눈, 폭염에도 경기를 지속할 수 있고 각종 공연과 행사도 치를 수 있어요. 세계적으로 다양한 돔구장이 있지만, 야구용 돔구장은 미국과 일본에 몰려 있어요. 미국에 8개, 일본에 7개가 존재하죠. 현재 국내에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사진>만 있어요. 국내 최초 돔구장으로 약 10년째 운영 중이랍니다.

고척스카이돔은 1925년부터 운영돼온 동대문야구장(국내 최초 야구장)이 2007년 폐장되면서 이를 대체할 야구장으로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관중석에만 지붕을 씌운 아마추어용 하프 돔(half dome)으로 계획됐어요. 하지만 2009년 상황이 변하는 계기가 생기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우리나라가 준우승하면서 전국에 야구 붐이 불기 시작한 겁니다. 결국 고척스카이돔을 프로용 완전 돔구장으로 짓게 되면서 예상 공사비는 약 500억원에서 약 2000억원으로 늘었고, 공사 기간도 2년 넘게 길어졌습니다.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인 고척스카이돔의 핵심은 역시 돔 지붕입니다. 삼각형을 연결해 만든 뼈대 구조인 '트러스'를 촘촘히 이으면 무게를 여러 방향으로 분산시켜 기둥 없이도 넓은 공간을 덮을 수 있습니다. 6300여 t(톤)의 철골 트러스가 고척스카이돔 가장자리 벽체에서 힘을 받아 지붕 전체를 떠받치고 있죠. 그 위로는 프라이팬 코팅에 쓰는 '테플론'으로 막을 씌웠는데요. 햇빛을 15% 이상 통과시켜 낮에는 자연광으로 경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고척스카이돔은 좁은 부지에 프로용 야구장을 만들었기 때문에 구조가 독특합니다. 외야석을 2층으로 쌓으면서 경사가 급해졌고, 선수가 몸을 푸는 불펜은 이례적으로 지하에 배치했어요. 1만6000석 정도인 좌석 수는 세계 야구 돔 구장 중 가장 적은 편으로, 도쿄돔(4만3500석)의 약 3분의 1 수준입니다. 지난 2024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정규 시즌 경기 개최를 앞두고 리모델링을 했는데요. 인조 잔디 교체, LED 조명 설치 등을 통해 국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국내 유일 야구장으로 환골탈태했습니다. 
전종현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