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행성 자격 잃은 비운의 천체? 태양계 너머 비밀 풀 열쇠!
입력 : 2026.01.06 03:30
명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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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픽=유재일
명왕성이 행성에서 제외된 이유는 누군가의 실수나 단순한 의견 차이 때문이 아니랍니다. 이 사건은 오히려 과학이 어떻게 질문하고, 기준을 다시 세우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예요.
미국 천문학자가 1930년 발견
명왕성은 1930년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가 발견했습니다. 당시까지 과학자들은 태양계 마지막 행성이던 해왕성의 움직임이 계산과 조금 어긋난다는 점에 주목하며, 그 바깥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천체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죠. 그리고 이 가상의 천체는 '행성 X'라고 불렸습니다. 그런 와중에 톰보는 밤하늘을 관측하며 찍은 수천 장의 사진 속에서 아주 조금씩 위치가 변하는 희미한 빛을 찾아냈고, 마침내 새로운 천체를 발견했어요. 이게 바로 명왕성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망원경 성능이 지금보다 훨씬 부족했기 때문에 명왕성의 정확한 크기와 질량을 측정하기 어려웠대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해왕성 바깥에서 발견된 새로운 천체는 행성일 것이라고 판단했고, 명왕성은 자연스럽게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으로 받아들여진 겁니다.
정체가 밝혀지자 행성 자격을 잃은 명왕성
시간이 흐르면서 관측 기술은 크게 발전했습니다. 1990년대 이후 대형 망원경과 컴퓨터 분석 기술 등장으로 명왕성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하게 됐어요. 그 결과 명왕성은 다른 행성들에 비해 크기가 매우 작다는 사실이 밝혀졌죠. 달보다도 작고 가벼웠어요. 또한 명왕성이 태양을 도는 궤도는 다른 행성들과 달리 크게 기울어져 길쭉한 타원 모양이었습니다.
더 중요한 사실도 발견됐습니다. 명왕성 근처에서 비슷한 크기의 천체들이 계속 발견되기 시작했는데, 심지어 이 중에는 명왕성보다 큰 천체도 있었죠. 이 천체들이 위치한 지역은 현재 카이퍼 벨트라고 불립니다. 수많은 얼음 천체가 모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과학자들은 "명왕성이 행성이라면, 명왕성 주변 천체들은 뭐라고 해야 하나?" "이 천체들까지 모두 행성이라고 부른다면 태양계는 어떻게 되나?" 같은 질문을 하게 됩니다.
결국 핵심은 어떤 게 '행성'인지를 정하는 기준이었습니다. 그때까지는 행성이 뭔지에 대해 세계가 합의한 명확한 정의가 없었대요. 그런데 이제 태양계 안에 명왕성과 비슷한 천체들이 잇따라 발견되자, 기존 방식만으로는 태양계를 설명하기 어려워진 거죠. 결국 2006년 국제천문연맹은 공식 회의를 열어 처음으로 기준을 정해요. 다음과 같은 세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행성이라는 겁니다. 첫째로 태양 주위를 돌아야 하고, 둘째로 중력이 있어 둥근 모양을 유지해야 해요. 셋째로 궤도 주변에 다른 큰 천체가 없어야 합니다. 명왕성은 앞의 두 기준은 충족했지만, 맨 마지막은 해당되지 않았죠. 그 결과, 명왕성은 행성이 아닌 것으로 다시 분류됩니다.
해왕성 너머 명왕성 대신 '9번째 행성'?
그렇다고 해서 명왕성이 과학적 가치를 잃은 건 아니에요. 오히려 명왕성은 태양계 가장 바깥쪽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랍니다.
2015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뉴호라이즌스가 명왕성을 정밀 관측한 결과, 명왕성 표면에 넓은 얼음 평원과 높은 산맥뿐 아니라 얇지만 복잡한 대기가 형성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이는 명왕성이 단순히 얼어붙은 돌덩이가 아니라, 명왕성 내부와 표면에서 계속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겁니다.
명왕성을 계기로 과학자들은 다시 태양계의 바깥을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질문합니다. "혹시 아직 발견되지 않은 또 다른 행성이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해왕성 너머에는 태양을 도는 데 수천 년 이상 걸리는 작은 천체들이 있답니다. 이들의 궤도를 분석하던 과학자들은 일부 천체들의 궤도 방향이 우연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했어요. 2016년 일부 천문학자들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거대한 행성 하나가 이 천체들의 움직임에 중력으로 영향을 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세우죠. 이것이 바로 9번째 행성 가설입니다. 현재로서는 이 가설이 완전히 증명된 것도, 완전히 부정된 것도 아니에요. 과학자들은 계속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미지의 우주, 정답보다 중요한 질문
해왕성 너머의 어두운 공간에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 남아 있어요. 이제 질문은 미래 세대인 학생 여러분에게 넘어옵니다. 만약 여러분이 천문학자라면, 우주 속 어느 지점을 가장 먼저 살펴보고 싶나요? 교과서에 아직 실리지 않은 새로운 천체가 지금 이 순간에도 조용히 태양을 돌고 있을지 모릅니다.
과학자들은 작은 어긋남을 새로운 질문의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과학은 정답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이어 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여러분 세대의 탐구 속에서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