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뉴스 고사성어] 손자병법의 손자가 궁녀 처형한 까닭은… 조직 질서 세우기 위해서죠
입력 : 2025.12.23 03:30
일벌백계
이 방안이 실제로 시행되면 업계에 '일벌백계'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일벌백계는 '한 명[一]을 벌줘서[罰] 백 명[百]이 경계하도록[戒] 한다'는 뜻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본보기로 한 사람만 처벌한다는 말이죠. 이 말은 전쟁 전략(병법)을 정리한 책인 '손자병법'을 쓴 장군 손자(본명 손무)의 일화에서 나왔습니다.
중국 전국 시대 오(吳)나라의 왕 합려는 손자병법을 읽은 후, 책에 쓰인 병법이 실전에도 적용될지 알고 싶어서 손자를 만나 물었습니다. "내가 책을 다 읽어보았소. 병법의 이론을 실제 군대 훈련으로 보여줄 수 있겠소? 부녀자들로 시험해 봐도 되겠소?" 손자는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합려는 궁녀 180명을 불러냈어요. 손자는 90명씩 두 편으로 나누고 모두 손에 창을 들게 했습니다. 합려가 유독 아꼈던 궁녀 두 명을 각 편의 대장으로 세우고 구체적인 훈련 내용을 알려줬습니다. 그러나 궁녀들은 키득거리기만 할 뿐 전혀 움직이려 들지 않았습니다. 훈련은 물론이고 무기조차 처음 잡아본 궁녀들에게는 어색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으니, 이런 반응이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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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러스트=김성규
왕의 만류에도 손자는 물러서지 않았어요. "저는 왕의 명령을 받아 장수가 되었습니다. 장수가 군영에 있을 때는 왕의 명령이라 해도 따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두 궁녀의 목을 베어 다른 궁녀들에게 본보기를 보였습니다. 이후 다른 두 명을 새 대장으로 임명하여 명령을 내렸더니, 이번에는 '좌우' '전후' '꿇어앉아' '일어서' 등 구령에 따라 전체가 맞춘 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습니다. 손자는 합려에게 말했습니다. "자, 보십시오. 군대의 질서가 잡혔습니다. 왕의 명령이라면 이제 이들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들 것입니다."
손자의 방법은 누군가 책임을 다하지 않을 때 엄하게 처벌하면, 조직의 질서가 바로 서고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일벌백계와 비슷한 표현으로 '신상필벌(信賞必罰)'이 있습니다. '공이 있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상을 주고, 죄가 있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벌을 준다'는 뜻으로, 상과 벌을 공정하고 엄중하게 한다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