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불 꺼졌지만 24시간 돌아가는 공장… 사람 대신 로봇·AI가 일해요

입력 : 2025.12.11 03:30

다크 팩토리

[생활 속 경제] 불 꺼졌지만 24시간 돌아가는 공장… 사람 대신 로봇·AI가 일해요
Q. 요즘 현대차그룹, 샤오미 등 세계적 기업들의 공장이 다크 팩토리로 변하고 있다는 뉴스를 봤어요. 다크 팩토리는 무엇이고, 왜 기업들은 다크 팩토리를 지으려는 건가요?

A. 다크 팩토리(dark factory)는 불을 꺼도 돌아가는 미래형 공장을 뜻합니다. 생산, 품질 검사, 물류 등 주요 작업 단계를 모두 로봇과 인공지능(AI)이 도맡아 해요. 공장 내부에는 사람을 위한 조명이 필요 없기 때문에 늘 깜깜하죠. 우리말로 '암흑 공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공상과학(SF) 소설 속 이야기 같지만, 요즘 산업 현장에는 다크 팩토리가 속속 도입되고 있어요. 중국 정보통신(IT) 기업인 샤오미는 지난해 베이징에 사람 없이 1초에 1대씩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는 다크 팩토리를 만들었어요. 현대차그룹도 내년부터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들을 투입해 미국 공장을 다크 팩토리로 운영하려고 준비 중이래요.

사람이 일하는 기존 공장은 보통 2·3교대(근무자를 2·3조로 나눠 번갈아 일하는 것)로 운영되고, 작업 중간 휴게 시간도 필요했어요. 사람들은 적당한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집중력을 잃기 때문에, 물건의 품질이 떨어지고 큰 사고가 날 위험이 있거든요. 반면 다크 팩토리에서는 기계가 고장이 나지 않도록 관리하고 수리만 잘해주면 멈추지 않고 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요.

제조업 분야에서 다크 팩토리가 새로운 표준이 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일단 기업의 생산성이 크게 올라갈 거예요. 24시간 가동하니 작업 속도 측면에서 사람이 일하는 공장을 압도할 수밖에 없겠죠. 주요 기업들은 공장 완전 자동화가 된다면 생산량이 60% 정도 늘어날 걸로 봅니다.

공장에서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안전사고도 줄어들 거예요. 위험한 환경에서 해야 하는 작업들을 사람이 아닌 기계가 하니까요. 생산을 로봇과 인공지능에 맡긴 사람들은 각 단계를 설계하고 시설을 관리하는 역할만 해요.

하지만 다크 팩토리가 늘어나면 부작용도 생길 수 있습니다. 바로 일자리예요. 로봇과 인공지능을 관리하는 엔지니어처럼 특수한 직무는 살아남겠지만, 원래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 중 대다수인 생산직은 일자리를 잃겠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요.

국가 간 경제력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가능성도 있어요.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는 선진국 대기업들은 기술의 혜택을 받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개발도상국의 작은 기업들은 뒤처질 수 있죠.

이 같은 우려에도 공장으로 로봇과 인공지능이 들어오는 흐름을 막을 수는 없어 보여요. 우리 기업들도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적극 받아들여야 합니다. 다만 그러면서도 이 같은 변화에 따른 사회적 충격을 줄이려는 노력도 함께 해야겠죠.


연유진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이야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