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우주의 거대한 중력 실험실… 빛도 빠져나올 수 없대요
입력 : 2025.12.09 03:30
블랙홀
현재 '전파망원경' 총 13만여 대를 호주와 남아공에 설치하는 대형 국제 프로젝트 'SKA'가 진행되고 있어요. 사상 최대 규모랍니다. 전파망원경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전파 신호를 관측하는 장비로, 커다란 접시 모양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방대한 규모의 전파망원경을 만드는 이유는 지구에서는 연구하기 어려운 '중력'과 우주 저 멀리 있는 '블랙홀'의 비밀을 관측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구의 중력은 연구할 수 없다고?
여러분은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 때까지 단 한 순간도 빠지지 않고 우리 몸에 작용하는 힘이 무엇인지 아나요? 바로 중력입니다. 우리가 둥둥 떠다니지 않는 것은 모두 지구의 중력 덕분이죠. 숨 쉴 공기를 우리 주변에 붙잡아 두는 힘 역시 지구의 중력입니다. 중력은 우리에게 공기만큼 익숙하고 편안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물리학자들에게 중력은 자연에 존재하는 힘 중 가장 연구하기 까다롭고, 여전히 수수께끼로 가득 찬 비밀스러운 힘이랍니다. 왜 그럴까요? 중력이 너무 약하기 때문이래요. 얼마나 약한지 실험해 볼까요? 플라스틱 책받침을 스웨터에 문지른 뒤 머리카락에 가까이 대보세요. 머리카락이 책받침 쪽으로 쭈뼛 솟아오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은 책받침에 생긴 아주 작은 정전기가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지구의 중력보다 세기 때문에 일어난 겁니다. 자석 하나로 클립을 들어 올리는 것도 마찬가지죠.
지구의 중력은 연구할 수 없다고?
여러분은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 때까지 단 한 순간도 빠지지 않고 우리 몸에 작용하는 힘이 무엇인지 아나요? 바로 중력입니다. 우리가 둥둥 떠다니지 않는 것은 모두 지구의 중력 덕분이죠. 숨 쉴 공기를 우리 주변에 붙잡아 두는 힘 역시 지구의 중력입니다. 중력은 우리에게 공기만큼 익숙하고 편안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물리학자들에게 중력은 자연에 존재하는 힘 중 가장 연구하기 까다롭고, 여전히 수수께끼로 가득 찬 비밀스러운 힘이랍니다. 왜 그럴까요? 중력이 너무 약하기 때문이래요. 얼마나 약한지 실험해 볼까요? 플라스틱 책받침을 스웨터에 문지른 뒤 머리카락에 가까이 대보세요. 머리카락이 책받침 쪽으로 쭈뼛 솟아오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은 책받침에 생긴 아주 작은 정전기가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지구의 중력보다 세기 때문에 일어난 겁니다. 자석 하나로 클립을 들어 올리는 것도 마찬가지죠.
중력은 이처럼 다른 힘들에 비해 약하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미세한 중력의 성질을 제대로 측정하거나 연구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합니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대요. 과학자들이 지구라는 약한 중력 실험실을 벗어나, 저 멀리 우주에 있는 거대하고 강력한 중력 실험실을 찾아냈어요. 바로 '블랙홀'입니다.
과거에는 블랙홀이 과학자들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특별한 천체로 여겨졌어요. 18세기 영국 과학자 존 미첼이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중력을 가진 '다크 스타(어두운 별)'를 처음 떠올렸을 때만 해도, 그것이 실제로 존재할 것이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죠. 미첼은 당시 빛이 질량을 가진 작은 알갱이라고 생각했고, 여기에 뉴턴의 중력 이론을 적용하면 중력이 너무 강해서 빛도 탈출할 수 없는 별이 있을 거라고 계산해본 것이에요. 오늘날 우리는 빛은 질량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미첼은 이미 18세기에 현대 블랙홀과 비슷한 개념을 예측한 거랍니다.
빛을 가둘 만큼 강한 블랙홀의 중력
블랙홀이 중력 연구에서 중요한 이유는 간단해요. 중력이 아주 강하기 때문이죠. 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모든 질량이 한 점에 모여 주변의 시공간까지 심하게 휘게 만듭니다. 특히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경계인 '사건 지평선' 근처에선 지구에서 느끼는 중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중력이 일어난대요. 과학자들은 이곳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측해 중력을 연구하려는 거예요.
최근 중력 연구의 놀라운 성과들도 모두 블랙홀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중력파'입니다. 2015년 미국의 중력파 관측소 라이고(LIGO) 연구진은 두 블랙홀이 충돌할 때 발생한 중력파를 인류 최초로 관측했습니다. 중력파는 호수에 돌을 던지면 물결이 퍼져 나가듯, 두 블랙홀이 충돌할 때 시공간이 출렁이며 우주로 퍼져 나가는 파동입니다. 너무 미약해 그동안은 확인하기 어려웠던 중력파를 10년 전 처음 확인하게 된 것이죠. 중력파가 지나가면서 생긴 시공간의 변화를 정밀한 장비로 측정했답니다.
인류가 최초로 블랙홀을 관측하다
2019년 세계 과학자들은 전파망원경인 '사건지평선망원경(EHT)'을 이용해 최초로 블랙홀의 모습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구 곳곳에 흩어져 있는 전파망원경들이 같은 순간에 블랙홀을 관측하면, 각 망원경이 받아온 신호를 정교하게 합쳐 마치 하나의 초대형 전파망원경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실제 망원경의 지름이 커진 것과 같은 효과가 생겨 먼 우주까지 관측할 수 있어요. EHT는 이런 방식으로 세계 여러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을 만든 셈이죠. 자랑스럽게도 한국천문연구원과 우리나라 연구진도 이 위대한 프로젝트의 핵심 멤버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놀라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호주와 남아공에서 진행되고 있는 SKA는 초거대 질량 블랙홀의 중력파를 우리에게 들려줄 거예요. 세계 연구진은 전파망원경을 지구 밖 우주로 쏘아 올려 지구보다 훨씬 큰 가상의 전파망원경을 만들어 블랙홀을 더 정밀하게 관측하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중력파를 통해 보이지 않는 중력을 확인하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블랙홀의 모습을 전파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블랙홀에서 밝혀질 우주의 비밀을 푸는 주인공이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중에서 나오길 바랍니다. 우주 저 멀리에서 중력파를 보내고 있는 초거대 질량 블랙홀들이 호기심 많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