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천안역에서 기차 기다리며 먹던 빵… 철도 타고 '국민 간식' 됐대요
입력 : 2025.12.02 03:30
호두과자
최근 한 연예인 부부 결혼식에 이색 부케가 등장했어요. 남편이 호두과자를 만드는 기업의 홍보 모델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신부가 호두과자 모양의 부케를 든 것이죠.
호두과자는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길거리·휴게소 간식입니다. 특히 충남 천안시는 호두과자로 유명해요. 호두는 언제 한반도에 들어왔으며, 호두과자는 언제부터 만들게 된 것일까요?
호두의 원산지는 지금의 이란 지역으로 추정됩니다. 이란의 호두가 교역을 통해 동남아시아를 거쳐 중국으로 전파됐고, 중국에서 한반도로, 한반도에서 일본 열도로 퍼져나갔다고 합니다. 호두가 한반도에 전해진 시점은 고려 시대라고 보는 견해가 많아요.
호두과자는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길거리·휴게소 간식입니다. 특히 충남 천안시는 호두과자로 유명해요. 호두는 언제 한반도에 들어왔으며, 호두과자는 언제부터 만들게 된 것일까요?
호두의 원산지는 지금의 이란 지역으로 추정됩니다. 이란의 호두가 교역을 통해 동남아시아를 거쳐 중국으로 전파됐고, 중국에서 한반도로, 한반도에서 일본 열도로 퍼져나갔다고 합니다. 호두가 한반도에 전해진 시점은 고려 시대라고 보는 견해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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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관광공사
호두 유입 시기를 통일신라와 발해가 있던 남북국 시대로 보는 견해도 있어요. 이 주장의 근거는 일본 도다이사의 왕실 유물 창고 정창원에서 1933년 발견된 '신라촌락문서'예요. 이 문서는 통일신라 때 지방 촌락의 인구와 토지·가축 등 재산을 파악하고 세금을 거두기 위해 작성한 거예요. 조사 내용 가운데 '호도(胡桃)'가 있었는데, 이것이 지금의 호두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음식이나 열매 이름은 세월이 지나면서 바뀌는 경우가 있어서 촌락문서의 호도가 호두인지, 호두와 비슷한 다른 열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어요.
광덕사가 있는 천안 광덕면에는 25만그루가 넘는 호두나무가 재배되고 있다고 해요. 이 지역 호두는 껍데기가 얇고 알이 꽉 차 있어서 우리나라 호두 중 최고 품질로 인정받고 있으며 천안의 대표 특산물로 손꼽히죠. 호두는 해발고도 400m가 넘는 산지에서 잘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광덕사는 광덕산 기슭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호두가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랍니다.
호두과자가 시작된 곳도 천안입니다. 일제강점기인 1934년 조귀금·심복순 부부가 만들었대요.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풀빵(틀에 밀가루 반죽을 붓고 단팥을 넣어 만든 빵) 문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일본 제빵 기술을 눈여겨본 조씨 부부가 천안 명물 '호두'를 이용해 호두과자를 만들어낸 것이죠. 지금도 부부의 후손이 상표권을 갖고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해요.
이후 호두과자가 전국에서 인기를 얻게 된 것은 철도 덕분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기차들이 배차 간격을 조정하거나 신호 대기를 위해 잠시 천안역에 정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과거에는 기차에서 카트를 끌고 다니며 간식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있었어요. 기차가 머무르는 동안 상인들이 승강장을 오가며 호두과자를 팔았고, 승객들을 통해 전국 각지로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