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산 이야기] 불꽃처럼 치솟은 바위산… 800년 동안 팔만대장경을 품었죠
입력 : 2025.12.01 03:30
가야산
등산 애호가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때가 있습니다. 바로 산불 방지 입산 금지 기간입니다. 낙엽이 쌓이고 날씨가 건조한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산불 위험을 줄이기 위해 등산이 금지되는 곳이 많습니다. 부분 통제까지 포함하면 국립공원 23곳 중 20곳이 산행을 제한합니다.
경남 합천과 경북 성주의 경계에 있는 가야산(1432m)은 이 시기에도 등산이 가능해 등산 애호가들이 반기는 곳이에요. 국립공원공단 측은 가야산 지역의 습도가 높고 방문객도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적어 산불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가야산에 있는 해인사의 의견 등을 반영해 입산을 허용했다고 합니다. 입산을 통제하지 않는 다른 두 곳은 월출산과 계룡산이에요.
경남 합천과 경북 성주의 경계에 있는 가야산(1432m)은 이 시기에도 등산이 가능해 등산 애호가들이 반기는 곳이에요. 국립공원공단 측은 가야산 지역의 습도가 높고 방문객도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적어 산불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가야산에 있는 해인사의 의견 등을 반영해 입산을 허용했다고 합니다. 입산을 통제하지 않는 다른 두 곳은 월출산과 계룡산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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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야산의 만물상. 바위들이 세상의 모든 사물을 닮았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월간 산
가야산 바위와 산봉우리의 아름다움(암릉미)은 실제로 빼어납니다. 가야산의 암릉미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만물상(萬物相)입니다. 바위들이 '모든 사물의 모습을 닮았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입니다. 만물상은 빼어난 모양의 바위 천국입니다.
가야산이라는 이름은 삼국시대 때 존재한 고대 국가 가야의 왕이 이 산에 올라 하늘에 제사를 지내서 붙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또 가야산에 팔만대장경을 갖고 있는 해인사가 있어서 불교 성지인 '부다가야'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13세기 고려 시대에 만든 팔만대장경은 1962년 국보로 지정됐습니다. 몽골의 침입 속에서 나라의 평화를 염원하며 만든 것이죠. 불교 경전을 빼곡히 새겨 넣은 '경판'이 총 8만1258장이라 팔만대장경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 경판들이 지금까지 800년 동안 가야산 해인사에 썩지 않고 보존돼 있습니다.
가야산에는 라이벌처럼 여겨지는 봉우리들도 있습니다. 바로 주 봉우리인 상왕봉(1430m)과 약 300m 떨어진 곳에 있는 칠불봉(1432m)입니다. 칠불봉이 약간 더 높지만 정상은 상왕봉입니다. 상왕봉이 가야산 능선이 모이는 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두 봉우리 모두 경치가 빼어나지만 상왕봉은 중심부에 있어 경치가 더욱 웅장합니다.
가야산은 밖에서 봤을 땐 험준해 보이지만 산길을 따라가면 바위 사이로 교묘하게 길이 나 있습니다. 계단과 난간이 설치된 곳도 많습니다. 등산 초보자도 5시간 정도 걸을 수 있다면 해인사를 시작으로 상왕봉과 칠불봉을 모두 다녀올 수 있습니다. 만물상 코스는 오르내림이 많고 산세가 거칠어 초보자보다는 산행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