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숨어있는 세계사] 베를린서 벨렝까지… 30년째 이어온 세계 기후 위기 논의
입력 : 2025.11.26 03:30
C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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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1일(현지 시각)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COP30 행사장에서 아마존 원주민이 기후 위기 대책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어요. /로이터 연합뉴스
COP(Conference of the Parties)은 각국이 모여 기후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는 국제회의로, 대륙별로 돌아가며 매년 11~12월 개최해요. 올해 COP30에는 194국이 참석했지만, 미국은 불참했어요. 이런 상황은 국가마다 기후 문제에 대해 입장이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오늘은 COP이 왜 매년 열리게 됐는지, 세계 각국은 COP을 통해 어떤 약속을 맺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독일 베를린에서 첫 회의가 열리다
19세기 산업혁명이 확산되면서 인류는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로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시스템이 자리 잡으면서 지구온난화와 각종 이상 기후 문제가 뒤따라 나타났어요. 이를 해결하고자 국제사회는 1988년 유엔(UN) 산하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를 만들었습니다. IPCC는 기후변화가 인류 공동의 문제이며, 국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경고했어요.
IPCC의 지적에 따라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가 열렸습니다. 이 회의에서 세계는 처음으로 기후변화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라고 공식 선언했어요. 또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등 리우 협약이라고도 불리는 환경 관련 협약들을 체결했죠. UNFCCC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가 바로 당사국총회(COP)예요. 이후 주요한 기후 대응 규칙과 합의는 모두 COP을 통해 이루어져 왔습니다.
제1차 당사국총회(COP1)는 1995년 3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습니다. 이 회의는 국가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르기 때문에 감축 책임이 같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죠. 결국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하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보다 감축 의무를 더 많이 지는 방향으로 합의점을 도출했어요. 이 합의가 바탕이 돼서 COP3 때 구체적 실천 방안을 담은 교토의정서가 마련됐답니다.
미국 불참에도 가까스로 발효된 교토의정서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열린 제3차 당사국총회(COP3)에서는 교토의정서가 채택됐어요. 이는 사상 최초의 법적 구속력을 가진 온실가스 감축 합의였습니다. 선진국 38국이 1차 약속 기간(2008~2012년) 동안 1990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평균 5.2%를 감축하기로 하는 내용이었어요.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미달성량의 1.3배를 다음 약속 기간 감축 목표에 추가하는 페널티도 마련했죠.
하지만 교토의정서는 발효까지 우여곡절을 겪었어요. 당시 세계 최대 배출국이었던 미국이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자국 경제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반대했기 때문이에요. 조약의 절차는 정부 대표가 조약에 동의하는 '서명', 각국이 국내 절차를 거쳐 조약을 승인하는 '비준', 조약이 실제로 효력을 발휘하게 되는 '발효' 순서로 진행돼요.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조약에 서명한 뒤에도 미국 의회가 비준을 거부했어요. 이어 조지 W 부시 정부는 2001년 교토의정서를 공식적으로 거부했습니다.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려면 비준에 참여한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배출량 합계가 전체 선진국 배출량의 55%를 넘어야 했어요. 최대 배출국인 미국이 빠지면서 이 기준을 채우기 어려워졌죠. 이런 상황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러시아가 뒤늦게 비준하면서 55% 기준을 충족해 교토의정서가 간신히 발효될 수 있었어요.
하지만 교토의정서는 중국·인도 등 주요 배출국이 개발도상국이라는 이유로 빠지면서 감축 효과를 크게 내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았어요. 1차 약속 기간의 종료 시점이 정해져 있어 지속성에도 한계가 있었죠.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체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선진국·개도국 함께하는 파리협정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COP21에서 파리협정이 채택됐어요. 파리협정은 기후 협약의 결정적 전환점이었습니다. 선진국만 감축 의무를 지던 교토의정서와 달리, 협약에 참여한 당시 195국 모두가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는 체제로 바뀐 것이죠. 파리협정의 핵심 목표는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2도 밑으로 유지하며, 가능하다면 1.5도 이하로 제한하자는 것이었어요.
협정 참여국은 각자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설정해 5년마다 유엔에 제출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받기로 합의했습니다. 또한 시간이 지나도 감축 목표를 낮출 수 없도록 했고, 종료 시점을 따로 두지 않아 장기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어요. 이 때문에 오늘날까지 국제사회가 따르는 기후 행동의 기본 규칙이 됐습니다.
화석연료 감축 계획 무산… COP30이 남긴 과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국제 협력은 리우 협약에서 시작해 교토의정서, 파리 협정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지금 우리가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미래 세대에 전해집니다. 그래서 미래 세대의 삶을 해치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애써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COP30에서는 화석연료 사용을 앞으로 어떻게 단계적으로 감축할지에 대한 계획이 산유국 반대로 채택되지 못했어요. COP30은 역대 COP 중 각국 의견이 가장 첨예하게 갈린 회의로 평가받고 있죠. 이런 가운데 아마존 원주민들이 거리에서 외친 목소리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지구 공동체의 경고음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