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바닷가 바위틈에서 자라는 국화, 독도 사진에서도 볼 수 있죠
입력 : 2025.11.24 03:30
해국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충무공 이순신을 유명한 장군보다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 그린 김훈 작가의 장편소설 '칼의 노래'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아쉽게도 이 소설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전란에 휩싸인 섬들에 어떤 꽃이 피었는지는 이야기해 주지 않습니다. 계절이 가을이었다면 남해안 섬 바닷가에 해국(海菊)이 흐드러지게 피었을 것입니다.
바닷가에 피는 해국은 사람들이 흔히 들국화라 부르는 꽃의 여러 종류 중 하나랍니다. 연보라색인 벌개미취·개미취·쑥부쟁이, 흰색이나 연분홍색인 구절초, 노란색인 산국·감국 등과 같이 말이죠.
충무공 이순신을 유명한 장군보다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 그린 김훈 작가의 장편소설 '칼의 노래'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아쉽게도 이 소설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전란에 휩싸인 섬들에 어떤 꽃이 피었는지는 이야기해 주지 않습니다. 계절이 가을이었다면 남해안 섬 바닷가에 해국(海菊)이 흐드러지게 피었을 것입니다.
바닷가에 피는 해국은 사람들이 흔히 들국화라 부르는 꽃의 여러 종류 중 하나랍니다. 연보라색인 벌개미취·개미취·쑥부쟁이, 흰색이나 연분홍색인 구절초, 노란색인 산국·감국 등과 같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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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닷가 바위틈에 해국이 피어 있는 모습. 연보라색 꽃에 잎 양면에는 보송보송한 털이 나 있어요. /김민철 기자
해국의 특징 중 하나는 잎 양면에 보송보송한 털이 있다는 것입니다. 만져보면 부드러운 느낌이 참 좋습니다. 잎에 털이 많은 것은 거친 해풍을 견뎌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털이 바닷바람과 소금기로부터 잎을 보호해 주는 것이죠. 주걱처럼 생긴 잎에는 날카롭지 않고 무딘 톱니가 있습니다.
해국은 보통 바닷가에서, 그중에서도 바위틈에서 자랍니다. 높이는 30~60㎝ 정도로 큽니다. 흙도 물도 부족할 텐데 어떻게 바위틈에서 자라 그렇게 예쁜 꽃까지 피우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해국은 독도 전경 사진에서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사진에서 바위틈에 핀 연보라색 꽃이 바로 해국입니다. 바위틈에서 자라지만 일반 흙에서도 물론 잘 자란답니다. 그래서 화단이나 정원에 심기도 합니다.
해국은 꽃이 피어 있는(개화) 기간이 아주 깁니다. 늦여름 피기 시작해 늦게는 11월 말까지, 지역에 따라서는 12월에도 꽃을 볼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8월 울릉도에 갔는데 바위틈에 해국이 일찍 핀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을꽃이 질 즈음에도 해국은 싱싱한 꽃이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또 한번 놀랍니다.
해국은 줄기가 겨울에도 죽지 않고 몇 년씩 견뎌 나무처럼 굵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줄기 위쪽 상록 잎(사계절 내내 푸른 잎)은 겨울에도 남아 있을 정도로 오래갑니다. 그래서 해국은 나무라고도 풀이라고도 할 수 없어 반목본성(半木本性·반쯤 나무처럼 자라는 성질) 식물이라고 부릅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만개한 해국 무리를 담으면 정말 멋진 사진이 나옵니다. 그래서 필자도 몇 번이나 해국을 담으려 해안가에 갔는지 모릅니다. 해국 사진은 기왕이면 바다가 나오게, 최소한 해변이 나오게 담아야 해국 본연의 느낌을 담을 수 있습니다. 올가을이 가기 전에 바닷가에 가면 꼭 한 번 연보라색 꽃에다 잎 양면에 보송보송한 털이 있는 해국을 찾아 눈맞춤을 해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