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기후와 날씨] 눈·얼음 녹고 식물 자라는 북극… 지구가 보내는 경고 신호입니다
입력 : 2025.11.20 03:30
녹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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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래 눈과 얼음으로 뒤덮였던 그린란드 북부 지역 땅에 식물이 자라 녹색을 띠고 있다. /극지연구소
북극과 남극은 지구에서 가장 추운 지역이에요. 햇빛이 비스듬하게 들어와 같은 양의 햇빛이 다른 지역보다 더 넓은 면적에 퍼지고, 해가 떠 있는 시간도 짧기 때문에 기온이 낮지요. 극지방의 빙하나 빙산, 쌓인 눈이 햇빛을 반사해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기도 합니다. 이처럼 기온이 매우 낮아 식물이 살기 어려운 극지방에 최근 녹조 같은 조류(작은 식물 무리)나 풀, 관목(2m 이하로 낮게 자라는 나무) 등이 늘고 있대요.
북극에서는 툰드라 지역의 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요. 툰드라는 지표면 아래에 영구동토층(1년 내내 얼어 있는 층)이 깔려 있는 북위 60도 이상의 지역을 가리킵니다. 여름에 겉 흙이 살짝 녹아도 그 아래 땅은 계속 얼어 있어서, 기존에는 이끼와 짧은 풀 정도만 자랄 수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관목뿐 아니라 키가 큰 나무까지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진은 북위 50~60도 지역의 소나무 등으로 이뤄진 한대림(한대 지역의 숲)이 툰드라 지역까지 퍼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죠.
남극에서도 녹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남극은 북극보다 훨씬 춥고, 바람과 자외선도 강한 곳이에요. 땅 대부분이 얼음으로 덮여 있고, 겉으로 조금씩 드러난 흙에도 영양분이 거의 없어 식물이 자라기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남극의 녹화는 주로 이끼나 조류 같은 단순한 식물이 중심이 되고 있어요. 비록 식물이 자라는 토양 상태는 여전히 열악하지만, 작은 식물이라도 먼저 자리 잡으면 풀이나 나무 등 더 큰 식물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길도 열립니다. 지난해 영국 엑서터대 연구진이 남극 지역의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남극에서 식물이 자라는 면적은 1986년 1㎢ 미만에서 2021년에는 12㎢로 늘어났대요.
극지방 녹화의 원인은 지구 온난화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북극의 기온 상승 속도는 전 지구 평균의 4배를 넘었어요. 빙하(육지의 얼음)와 해빙(바다의 얼음)이 빠르게 녹고 땅이 드러나면서 식물이 자랄 수 있는 면적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북극 스발바르 제도에서는 한겨울인 2월에도 꽃이 핀 풀과 나무가 관측될 정도입니다. 극지방에서 식물이 빠르게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얼음과 눈이 사라지고 기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다는 뜻이어서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고 있다는 경고 신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