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흰 피부의 돌연변이 사자… 아프리카선 번영의 상징으로 신성시했죠
입력 : 2025.11.19 03:30
백사자
얼마 전 대구의 한 동물원에서 태어난 백사자 남매의 모습이 일반에게 공개돼 화제였어요. 부모 백사자가 시설이 열악한 다른 실내 동물원에 갇혀 있다 구조된 상태였는데, 새 보금자리에서 남매를 낳은 거죠. 위풍당당한 모습에 남다른 빛깔의 털을 갖고 있는 백사자는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하답니다.
백사자라는 종류의 사자가 따로 있진 않아요. 포유류뿐 아니라 새와 파충류 등 동물 중에는 유독 몸 색깔이 흰 돌연변이가 드물게 나타나는데요. 백사자 역시 색깔이 옅은 돌연변이죠. 다만 털 색깔은 눈처럼 새하얗지는 않고 아주 옅은 금빛에 가까워요. 보통 사자와 마찬가지로 수컷은 덥수룩한 갈기를 갖고 있고요.
백사자라는 종류의 사자가 따로 있진 않아요. 포유류뿐 아니라 새와 파충류 등 동물 중에는 유독 몸 색깔이 흰 돌연변이가 드물게 나타나는데요. 백사자 역시 색깔이 옅은 돌연변이죠. 다만 털 색깔은 눈처럼 새하얗지는 않고 아주 옅은 금빛에 가까워요. 보통 사자와 마찬가지로 수컷은 덥수룩한 갈기를 갖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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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DB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 역시 루시즘이랍니다. 사자는 주로 아프리카에 널리 퍼져 있고 아주 일부는 인도에 사는데요. 백사자는 그중에서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파리 공원인 크루거·팀바바티·움바바트 일대에만 서식하는 게 확인됐죠. 이 지역에서만 백사자들이 나타나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어요.
피부색이 남다르니 보통 털빛을 가진 사자들이 괴롭히거나 왕따를 시키는 건 아닌지 궁금하죠? 그렇진 않대요. 과학자들이 약 50년간 관찰해 보니 보통 사자 무리에서 자연스럽게 생활하면서 짝을 짓고 새끼를 낳았대요. 백사자를 기존 사자 무리에 합류시키는 과정에서 털 색깔이 다르다고 공격당한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고요. 몸 색깔만 다를 뿐 건강이나 사냥 능력 등도 거의 차이가 없어요.
우리나라에선 백사자를 예로부터 서쪽 하늘 별자리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신성시해 왔죠. 남아프리카 지역 원주민들도 백사자를 번영과 축복을 가져다주는 성스러운 동물로 여겨 왔어요. 아프리카 신화에선 백사자를 신의 뜻을 전달하는 사자(使者)나 땅의 수호자로 묘사한 이야기도 적지 않대요.
동물원 내 백사자 중에는 척추나 골격이 잘못돼 시름시름 앓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는 일부 동물원이 희귀한 백사자 수를 늘리기 위해 가족 백사자들끼리 근친교배(혈연이 가까운 동물끼리 교배)를 시킨 부작용이라고 해요. 일반 사자나 호랑이는 혈통을 체계적으로 기록·관리할 뿐 아니라 동물원마다 이 정보가 서로 공유되지만, 백사자에 대해선 안타깝게도 이 같은 관리가 잘 안 된답니다. 야생 백사자는 20마리도 되지 않고, 전 세계 동물원에도 500마리 정도밖에 없기 때문에 일부 동물원의 무리한 번식 과정에서 이 같은 수난도 겪게 됐대요. 불법 사냥으로 붙잡혀 은밀하게 거래되는 수난도 적지 않고요. 정지섭 기자
도움말=임정은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복원평가연구팀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