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세계 미술관 산책] 버려진 발전소가 미술관으로… 개관부터 세계 주목받았죠
입력 : 2025.11.17 03:30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국내외 관람객이 지난 1945년 개관 이후 처음으로 연간 500만명(지난달 15일 기준)을 넘었다는 뉴스가 최근 화제였습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인기로 K컬처를 둘러싼 관심이 급증한 데다, 특히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에 볼거리가 풍부하다는 소문이 함께 퍼진 영향 때문이지요.
그런데 영국 런던에는 연간 500만명 정도가 찾는 세계적 박물관·미술관이 이미 두 곳이나 있대요. 바로 대영박물관과 테이트모던입니다. 각각 1753년, 2000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오늘은 이 가운데 테이트모던의 성공 비결을 여러분과 함께 살펴보려 해요. 테이트모던은 올해로 개관된 지 25년밖에 안 되지만, 매년 수백만 명이 찾는 세계적인 문화 명소로 빠르게 성장했답니다.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에 세계인의 사랑을 듬뿍 받게 된 걸까요?
화력발전소의 화려한 변신
영국 런던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템스강 남쪽 강변에 있는 테이트모던은 개관 때부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대요. 수십 년 동안 흉물처럼 방치돼 있던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국립미술관으로 바꿨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발전소가 있던 런던 서더크(Southwark) 지역은 매우 낙후돼 당시 문화 시설의 사각지대였습니다. 테이트모던은 템스강을 사이에 두고 오랫동안 이어져 온 강남·강북의 격차를 해소할 좋은 방법이었답니다.
건축가 선정도 눈길을 끌었죠. 148팀이 치열하게 경쟁한 국제 설계 공모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 건축가들을 제치고,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스위스의 40대 건축가 팀 헤르조그(Herzog)와 드뫼롱(de Meuron)이 1위를 차지했어요. 이들은 화력발전소의 원래 모습을 최대한 살리면서, 현대 미술 전시에 필요한 전시 공간을 새롭게 만들어 테이트모던을 완성했습니다.
버려진 화력발전소가 미술관으로 재탄생하자 개관 첫해 500만명이 찾아왔습니다. 목표치(200만명)의 두 배를 훌쩍 넘은 거예요.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미술관은 대규모 확장 공사에 들어갔고, 2016년 신관 문을 열면서 유럽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관이 됐답니다. 당시 연간 관람객이 600만명을 기록하며, 파리 루브르박물관 뒤를 잇기도 했습니다. 기존 건물은 '보일러 하우스'로, 신관은 기부자 이름을 따 '블라바트닉 빌딩'으로 불려요.
그런데 영국 런던에는 연간 500만명 정도가 찾는 세계적 박물관·미술관이 이미 두 곳이나 있대요. 바로 대영박물관과 테이트모던입니다. 각각 1753년, 2000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오늘은 이 가운데 테이트모던의 성공 비결을 여러분과 함께 살펴보려 해요. 테이트모던은 올해로 개관된 지 25년밖에 안 되지만, 매년 수백만 명이 찾는 세계적인 문화 명소로 빠르게 성장했답니다.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에 세계인의 사랑을 듬뿍 받게 된 걸까요?
화력발전소의 화려한 변신
영국 런던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템스강 남쪽 강변에 있는 테이트모던은 개관 때부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대요. 수십 년 동안 흉물처럼 방치돼 있던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국립미술관으로 바꿨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발전소가 있던 런던 서더크(Southwark) 지역은 매우 낙후돼 당시 문화 시설의 사각지대였습니다. 테이트모던은 템스강을 사이에 두고 오랫동안 이어져 온 강남·강북의 격차를 해소할 좋은 방법이었답니다.
건축가 선정도 눈길을 끌었죠. 148팀이 치열하게 경쟁한 국제 설계 공모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 건축가들을 제치고,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스위스의 40대 건축가 팀 헤르조그(Herzog)와 드뫼롱(de Meuron)이 1위를 차지했어요. 이들은 화력발전소의 원래 모습을 최대한 살리면서, 현대 미술 전시에 필요한 전시 공간을 새롭게 만들어 테이트모던을 완성했습니다.
버려진 화력발전소가 미술관으로 재탄생하자 개관 첫해 500만명이 찾아왔습니다. 목표치(200만명)의 두 배를 훌쩍 넘은 거예요.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미술관은 대규모 확장 공사에 들어갔고, 2016년 신관 문을 열면서 유럽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관이 됐답니다. 당시 연간 관람객이 600만명을 기록하며, 파리 루브르박물관 뒤를 잇기도 했습니다. 기존 건물은 '보일러 하우스'로, 신관은 기부자 이름을 따 '블라바트닉 빌딩'으로 불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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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 미술관. 기존 화력발전소를 개조해 만든 테이트모던은 2000년 문을 연 뒤 빠르게 세계적 미술관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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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 테이트모던 보일러 하우스에 있는 터빈 홀에 카스텐 휠러가 설치한 대형 미끄럼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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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년 터빈 홀 프로젝트에 참여한 도리스 살세도는 지진이 난 것처럼 바닥을 실제로 갈라놓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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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4~10월 테이트모던에서 열린 우리나라 작가 서도호의 작품 전시 모습이에요. /이은화 미술평론가·테이트모던
미술관으로 들어가면, 입구에서부터 길이 155m, 높이 35m, 폭 23m의 거대한 터빈 홀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터빈 홀은 원래 화력발전소에서 터빈(발전기를 돌리는 큰 기계)이 있던 거대한 공간이에요. 과거 각종 기계로 가득했던 곳이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한 거죠. 칸막이를 두지 않고 바닥을 완만하게 만들어 미술관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터빈 홀은 입장료를 내지 않고도 드나들 수 있어요.
터빈 홀은 평소엔 텅 비어 있지만, 특별 전시가 열리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테이트모던은 매년 미술가 한 명씩을 초청해 현대 미술 특별 전시인 '터빈 홀 프로젝트'를 진행해요. 실내에 커다란 인공 태양을 떠오르게 한 올라푸르 엘리아손(2003년), 대형 미끄럼틀 5개를 설치해 미술관을 놀이공원으로 만든 카스텐 횔러(2006년), 지진이 난 것처럼 바닥을 갈라놓았던 도리스 살세도(2007년), 중국 장인들이 만든 해바라기씨 모양 도자기 1억개를 바닥에 깔아버린 아이 웨이웨이(2010년) 등 작가들은 터빈 홀에서 혁신적이고 재밌는 작품을 선보였죠. 2015년부터는 현대자동차가 '현대 커미션'이라는 이름으로 이 전시를 후원하고 있기도 합니다.
현대 미술 집결지, 뒤샹에서 서도호까지
테이트모던은 소장품과 기획 전시의 수준도 뛰어나요. 테이트모던은 영국 국립미술관 '테이트'의 분관 네 곳 중 한 곳인데요. 전체 소장품은 6만8000점, 기록(아카이브) 자료는 100만 점이 넘습니다. 변기로 만든 작품 '샘'으로 유명한 마르셀 뒤샹, 팝아트 작가 앤디 워홀 등 현대미술의 거장 작품들이 이곳에 모여 있어요. 이우환, 이불, 양혜규, 서도호 등 한국 작가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답니다.
테이트모던에서 한국 작가들의 존재감이 최근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K팝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커진 것도 있지만, 현대차가 터빈 홀 프로젝트를 후원한 이후 한국 출신 작가의 전시가 눈에 띄게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2019년 백남준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 데 이어, 한국에서 태어난 미국인 미술가 아니카 이도 2021년 터빈 홀 프로젝트 작가로 초청됐죠.
올해 4월에서 지난달까지는 한국의 설치 미술가 서도호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렸어요. 서도호는 한국 서울,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등 자신이 살아온 집들을 천으로 실물 크기로 재현한 작업으로 유명한 작가예요.
모두를 위한 런던의 문화 놀이터
테이트모던은 '문턱 낮은 미술관' '모두를 위한 미술관'을 목표로 한답니다. 7층짜리 보일러 하우스는 3~5층만 전시실이고 나머지 층은 서점, 교육관, 카페, 식당 등 관람객을 위한 편의 시설로 채워져 있어요. 11층짜리 블라바트닉 빌딩도 3~6층만 전시 공간이고, 그 외 층에는 교육실, 레스토랑, 무료 전망대 등이 있습니다.
테이트모던에서 열리는 전시는 특별 전시를 제외하면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전시뿐 아니라 각종 문화 경험을 선사하는 도심 속 복합 문화 공간이기도 하죠. 테이트모던이 짧은 역사에도 세계적인 미술관이 된 이유를 이제 알 것 같지 않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