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나만 돈 못 버는 것 같다"는 불안감에… 충동적 투자는 손실 볼 수 있어요

입력 : 2025.11.13 03:30

포모 (FOMO)

/일러스트=양진경
/일러스트=양진경
Q. 최근 "집값이나 주식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포모(FOMO)'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어요. 여기서 포모가 무슨 뜻인가요?

A.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는 다른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좋은 기회를 나만 놓칠까 봐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을 가리켜요. 예를 들어 주식 가격이 오르면서 주변 사람들이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을 때, 자신만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초조하거나 뒤처진 느낌이 들면 바로 그게 '포모'랍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 상황을 한눈에 보여주는 지수인 '코스피'가 최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넘고 4100까지 치솟자, 주식 투자에 새로 뛰어드는 사람이 늘었대요. 또 올해는 수도권 집값도 가파르게 오르면서, 수도권 밖에 집을 가졌거나 아예 집이 없는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있죠.

포모는 원래 마케팅이나 사회학 분야에서 쓰던 용어예요. 유행에 뒤처지기 싫어서 남들이 사는 물건을 따라 사거나, 소외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심리나 행동을 설명하는 말이었죠.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포모 현상은 훨씬 강력해졌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누구나 남들이 무엇을 하고, 어디를 가는지 쉽게 알 수 있게 되면서 유행의 속도가 더 빨라졌거든요. 사람들은 비교와 경쟁 속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강박을 더 크게 느끼게 됐죠.

요즘 포모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설명할 때 자주 쓰입니다. 2010년대 후반 이후 주식, 부동산은 물론 가상 자산까지 여러 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반복됐어요. 그때마다 해당 자산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나만 돈을 못 벌고 있다'는 박탈감을 느꼈습니다. 실제로 가난해진 것은 아니었지만, 남들과 자산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이 강한 불안을 불러일으킨 것이죠.

포모에 휩싸인 투자자들은 충동적인 결정을 내리기 쉽습니다. 격차가 더 벌어지기 전에 자산을 사서 남들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휩싸이기 때문이죠. 이런 심리 때문에 자산의 가치나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투자에 뛰어들거나, 무리하게 빚을 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이성적이지 않은 수요가 쌓이면 자산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과도하게 높아지는 '거품'이 생깁니다. 하지만 가격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 실제 가치를 따라가기 마련이죠. 충동적 투자는 장기적으로는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답니다.

투자 결정을 내릴 때는 포모에서 벗어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왜 이 자산을 사려고 하는지' '이 자산의 적정 가치는 얼마인지' '투자에 따르는 위험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얼마 동안 자산을 보유할 계획인지' 등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무엇보다 투자 결과를 책임지는 사람은 남이 아닌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연유진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이야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