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토토로'가 살던 그 나무… 우리나라에선 제주도에 있어요
입력 : 2025.11.10 03:30
녹나무
혹시 이 장면을 보면서 이 거대한 나무가 어떤 나무인지 궁금하지 않았나요? 바로 상록활엽수인 녹나무랍니다. 이 나무는 우리나라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섬에서도 자라요. 특히 제주도 내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선 가로수 일부가 녹나무로 심어져 있고 공원이나 관광지에서도 꽤 많이 볼 수 있죠<아래 사진>.
다만 서울처럼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은 평소 자주 볼 수 없는 나무여서 구별이 어렵대요. 생달나무, 참식나무, 후박나무 등과 언뜻 보면 비슷비슷하게 생겨서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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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철 기자
녹나무라는 이름은 어린나무의 줄기가 녹색을 띠는 데서 유래했어요. 녹나무는 4~6월 연한 녹색 꽃이 피어서 가을에 지름 1㎝ 정도인 둥글고 까만 열매가 달립니다. 나무 전체에서 독특한 향기가 나는데, 사람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녹나무 가지나 잎, 뿌리에서 추출한 기름을 '장뇌(camphor)'라고 하는데, 이것이 살충제, 방부제, 인조 향료의 원료, 비누 향료, 구충제 등으로 널리 쓰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녹나무 영어 이름이 'Camphor tree'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오른 일본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 '녹나무의 파수꾼'은 나무 기둥 안에 빈 공간이 있는 거대한 녹나무에서 하는 '기념'의 비밀을 파헤치는 내용입니다. 일본 가고시마현 한 신사에는 수령 1500년의 녹나무 거목이 있는데, 나무 기둥 안에는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넓이 약 13㎡의 빈 공간이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녹나무는 생장은 느리지만 천 년을 넘게 살며 수십 미터 높이의 거목으로 성장합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빠르게 가지 않더라도 착실히 성장해 큰 성취를 이루는 경우를 비유하는 나무로도 쓴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녹나무가 더 알려져 녹나무를 배경으로 한 소설·영화 등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