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200살까지 사는 장수 고래, '특수 단백질'과 '추위'가 비결이래요
입력 : 2025.11.05 03:30
북극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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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ience
거북도 아니고 200살까지 사는 고래가 있다는 게 참 놀랍죠? 북극고래는 말 그대로 북극해를 비롯해 북극권 주변 바다에 살고 있는 대형 고래예요.
다 자라면 몸길이는 최장 18m에 이르고, 몸무게는 100t(톤)에 육박하니 집채보다도 더 큰 몸집이죠. 어미 몸에서 갓 태어난 새끼 고래도 몸길이가 4m를 훌쩍 넘어 어지간한 돌고래보다도 크답니다. 영어 이름은 머리가 활처럼 생겼다는 뜻의 보헤드웨일(bowhead whale)인데, 위턱이 위로 둥글게 휘어진 모습이 마치 활시위나 아치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답니다. 이렇게 위로 둥근 턱을 가진 머리는 아주 단단해 몇 m 두께의 얼음을 깨고 숨구멍을 낼 수 있게 해준답니다.
북극고래가 사는 바다의 수온은 0도 정도로 차갑답니다. 이런 곳에서 살아가기 위해 여느 고래보다 훨씬 두꺼운 지방층을 갖고 있어요. 북극고래는 보통 고래에 비해 헤엄치는 속도는 느린 편이에요. 평상시에는 시속 10㎞ 정도이고, 범고래 등에게 쫓길 때도 15㎞ 정도로 헤엄치죠. 추운 곳에서 살다 보면 헤엄치는 속도뿐 아니라 먹이를 먹어서 영양분을 섭취하고 노폐물은 몸 밖으로 배출하는 신진대사 속도도 느려지게 되죠.
이렇게 추위로 인한 '느린 삶' 덕에 북극고래는 남다른 장수 동물이 될 수 있었다고 과학자들은 이야기해요. 신진대사가 느려지니 몸이 늙어가는 노화 속도도 함께 늦춰지면서 수명이 늘어나게 되거든요. 이처럼 추운 곳에 살면서 성장 속도는 느린데 오래 사는 바다 동물의 사례로 북극해·북대서양에 사는 그린란드상어가 있는데, 무려 500살까지도 살 수 있대요.
여기에 최근 과학자들이 북극고래에겐 외부 환경이 추울수록 만들어지는 특수 단백질이 다른 포유류보다 유달리 많은데, 이 단백질이 몸 속 DNA가 손상되면 스스로 고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낸 거예요. 그런데 북극고래의 나이는 어떻게 측정할까요? 귀뼈 부근에 나무의 나이테처럼 물질이 층층이 쌓인 것을 보거나, 수염판의 성장층을 보고 나이를 추정할 수 있답니다.
최근 북극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 온난화가 북극고래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답니다. 수온이 올라가면 서식하는 물고기·갑각류·플랑크톤 종류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먹이를 구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 있어요. 또 얼음이 녹아 배가 더 자주 다니게 되면 소음에 시달릴 수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