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고대 로마서도 인기였던 영국산 양털, 18세기 일어난 산업혁명의 씨앗 됐죠
입력 : 2025.10.28 03:30
양털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진 시기에 가장 손이 자주 가는 옷이 있죠. 바로 '후리스'라고 부르는 옷이에요. 부드럽고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이 옷은 주로 합성섬유로 만들지만, 이름은 양털을 뜻하는 영어 단어 '플리스(fleece)'에서 왔답니다. 양털처럼 복슬복슬하고 부드러운 소재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 이름을 쓰는 것이지요. 양털은 오랫동안 인간의 옷과 생활에 큰 영향을 준 중요한 재료였는데요. 오늘은 이 양털이 인류의 생활과 역사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양털을 가공해 만든 모직물로 가장 유명한 국가는 영국입니다. 양털로 된 옷을 입기 시작한 것은 약 2000년 전으로 추정되는데, 영국산 모직물은 고대 로마제국 시대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해요. 4세기 로마의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 때의 기록에 따르면, 영국의 특산품으로 모자가 달린 양털 망토인 '비루스'가 유명했다고 합니다.
양털을 가공해 만든 모직물로 가장 유명한 국가는 영국입니다. 양털로 된 옷을 입기 시작한 것은 약 2000년 전으로 추정되는데, 영국산 모직물은 고대 로마제국 시대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해요. 4세기 로마의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 때의 기록에 따르면, 영국의 특산품으로 모자가 달린 양털 망토인 '비루스'가 유명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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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털을 깎기 전 메리노 양의 모습. 메리노 양은 양 중에서도 푹신한 감촉의 털로 유명해요. /위키피디아
영국이 본격적인 양모 생산지로 거듭나게 된 것은 영국과 프랑스 사이 벌어진 '백년전쟁(1337~1453)' 이후부터라고 해요. 전쟁이 길어지는 동안 플랑드르의 일부 직조공들은 양모 공급지를 찾아 영국으로 이주했고, 이때부터 영국은 단순한 양모 생산국을 넘어 옷을 만드는 기술까지 갖추게 된 것이죠.
영국이 자랑하는 양모와 모직물 산업은 훗날 산업혁명이 일어나는 배경이 되기도 했어요. 영국에선 돈이 되는 양모를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공유지나 미개간지 등의 토지에 울타리를 쳐 양을 기르는 목초지로 바꾸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이를 '인클로저 운동'이라고 한답니다.
이 때문에 농사를 짓던 많은 농민이 땅을 잃고 농촌에서 쫓겨나 도시로 향하게 됐죠. 가난한 농민이 도시의 임금 노동자로 변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흐름은 18세기까지 이어졌고, 자연스럽게 영국의 산업 도시들은 풍부한 노동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18세기에 산업혁명이 일어났을 때, 이 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몰리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결국 영국의 양모 산업과 인클로저 운동이 산업혁명의 단단한 토대가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