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비슷하게 생긴 노란 들국화… 어떻게 구별할까요

입력 : 2025.10.27 03:30

산국·감국

노란 들국화의 계절입니다. 요즘 산기슭이나 언덕, 바위틈 등 양지바른 곳에 핀 노란 들국화는 산국이나 감국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산국(山菊)은 말 그대로 산에 피는 국화라는 뜻입니다. 늦가을까지 피는데 일부는 서리 내릴 때까지 피어 있습니다. 예로부터 '야생 국화'라 해서 꽃을 따서 술을 담그기도 하고 차로 만들어 마시기도 했죠. 산국 하면 뭐니 뭐니 해도 진한 향기가 특징입니다. 꿀 향기와 같은 달콤한 향이 납니다.

산국은 꽃과 잎이 원예종 노란 국화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다만 꽃송이가 국화보다 좀 작고 향기는 더 진합니다.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고 건조함에 강해 도로변 경사지나 절개지에도 많이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늦가을 서울 청계천을 노랗게 물들이는 것도 대부분 산국입니다.

사진 속에서 산국과 감국이 어디에 있는지 맞혀 보세요. 둘을 구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꽃송이 크기를 비교하는 거예요. 산국은 10원짜리 동전, 감국은 500원 동전 크기랍니다.(정답: 왼쪽 위 작은 꽃이 산국, 나머지는 감국.)
/김민철 기자
사진 속에서 산국과 감국이 어디에 있는지 맞혀 보세요. 둘을 구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꽃송이 크기를 비교하는 거예요. 산국은 10원짜리 동전, 감국은 500원 동전 크기랍니다.(정답: 왼쪽 위 작은 꽃이 산국, 나머지는 감국.) /김민철 기자
산국과 비슷하게 생긴 꽃으로 감국이 있습니다. 산국은 향기는 달콤하지만 꽃잎은 약간 쓴맛이 나는데, 감국은 꽃잎에서 단맛이 납니다. 그래서 이름도 '달 감(甘)' 자를 써서 감국(甘菊)입니다.

산국과 감국을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꽃송이 크기를 보는 것입니다. 작으면 산국, 좀 크면 감국인데 기준점은 지름 2㎝입니다. 산국은 지름이 약 1.5㎝니까 요즘 나오는 작은 10원짜리, 감국은 약 2.5㎝이니 500원짜리 동전 크기입니다. 감국이 산국보다 1.5배 정도 큽니다. 산국은 꽃이 샛노란색이지만 감국 꽃은 노란색이 연하거나 흰색인 꽃도 있습니다.

좀 익숙해지면 꽃차례(꽃이 피는 모양새)를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산국은 꽃송이들이 우산 모양으로 둥글게 피고, 감국은 꽃송이들이 평평하게 핍니다. 산국은 꽃잎이 제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빽빽하게 피는 편이고, 감국은 꽃송이가 더 크지만 꽃잎들이 다 제 모습을 가질 정도로 듬성듬성 달리는 편입니다.

잎 모양으로도 구분할 수 있는데, 산국 잎은 얇고 톱니가 날카롭고, 감국 잎은 좀 두껍고 둥근 편입니다.

산국은 전국적으로 분포하지만 주로 중부지방과 내륙에서 피고, 감국은 남쪽 지방이나 바닷가에 피기 때문에 서울 근교에서 국화 잎처럼 생긴 노란 꽃이 있다면 산국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남해안과 제주도엔 감국이 많습니다. 중부지방에서 볼 때 산국은 만주와 시베리아 등 북쪽까지, 감국은 대만 등 따뜻한 남쪽까지 분포하는 식물입니다.

그러나 자라는 환경에 따라 꽃 크기 등이 어느 정도 달라지기 때문에 실제 산과 들에서 만나는 노란 꽃이 산국인지 감국인지 구별하는 것은 정말 힘듭니다. 또 저 노란 들국화가 산국인지 감국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노란 들국화를 감상하고 가을이 깊었음을 알면 그만이겠지요.
김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