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414] ‘칠흑’과 ‘흙빛’
입력 : 2025.10.01 03:30
*깡마른 몸에 (흑빛, 흙빛)으로 탄 피부, 짧게 깎은 머리를 한 그는 몇 살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골라 보세요. 정답은 '칠흑'과 '흙빛'입니다.
'칠흑(漆黑)'은 옻칠을 한 것처럼 아주 새까맣고 윤기 있는 빛깔을 말해요. '검을 흑(黑)' 자가 들어간 한자어이므로 '칠흙'은 잘못된 표기입니다. 따라서 '칠흑처럼 어둡다' '칠흑 같은 밤'으로 써야 하지요. 간혹 '칠흙'으로 잘못 쓰는 경우가 있는데, '칠흙'은 표준어가 아니랍니다.
'흙빛'은 흙 색깔과 같은 빛을 뜻해요. 유의어로는 '흙색' '토색(土色)'이 있지요. 예를 들어 "이 지역의 흙빛은 유난히 검붉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뜻으로는 어둡고 경직된 얼굴빛을 말할 때도 써요. '가게 폐업 소식에 직원들의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와 같이 사용할 수 있지요. '흙빛'을 '흑빛'이라고 쓰는 경우가 많은데, '흑빛'은 존재하지 않는 말이랍니다.
<예문>
―칠흑같이 어두운 숲속을 통과할 때 절로 등골이 서늘해졌다.
―수도에서 흙탕물이 나오면서 샤워기 필터가 온통 흙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