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기후와 날씨] 지난해 벼락 14만건, 1년 전보다 2배… 지구 기온 오를수록 많이 발생해요
입력 : 2025.09.18 03:30
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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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개는 구름에서 구름으로 뻗어 나가기도 해요. 그래서 폭풍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맑은 하늘에서도 번개가 칠 수 있는 것이랍니다. /위키피디아
그런데도 아주 드물게 마른하늘에서 떨어진 벼락으로 피해가 생기는데요. 해외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마른번개로 인해 사람들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지요.
그렇다면 번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구름은 수많은 미세한 물방울과 얼음 결정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거대한 구름 속에서는 강한 상승기류가 생겨 이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들이 서로 끊임없이 부딪칩니다. 이 과정에서 작은 얼음 알갱이는 전자를 잃은 채 위쪽으로 올라가고, 물방울은 전자를 얻고 아래쪽으로 모입니다. 이렇게 구름의 위쪽 부분과 아래쪽 부분에 생긴 전기의 불균형이 해소될 때 구름 사이에 강력한 불꽃이 튀게 되는데요. 이것이 바로 번개랍니다. 번개가 땅으로 떨어지면 낙뢰(벼락)라고 하고, 번개로 인해 생기는 굉음을 천둥이라고 하지요.
번개는 보통 폭풍우 구름 밑에서 생기지만, 드물게 맑은 하늘에서도 나타납니다. 이를 마른번개라고 하지요. 그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서 있는 하늘은 파랗게 맑더라도 10~40㎞ 떨어진 곳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인 '뇌우' 구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번개는 구름 속에서 곧장 땅으로만 치는 게 아니라, 강한 상승기류를 따라 비스듬히 이동하면서 옆으로 뻗어 나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폭풍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맑은 하늘에서도 번개가 칠 수 있습니다.
온도와 습도의 차이가 큰 불안정한 대기에서는 공기가 위아래로 심하게 뒤섞여 전하가 잘 쌓이게 되는데요. 이럴 때는 비가 내리지 않는데도 벼락이 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마른번개는 따뜻한 공기와 차가운 공기의 온도 차이가 크게 나고, 대기가 불안정한 여름에 많이 발생하지요.
이런 번개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예전보다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온이 올라가면 공기 중 수증기가 늘어나는데,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공기 중 수증기는 약 7% 증가합니다. 따뜻한 공기가 차가운 공기보다 더 많은 수증기를 품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수증기가 많아지면 구름이 쉽게 만들어지고, 그만큼 천둥·번개를 동반한 뇌우도 자주 발생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천둥·번개는 최근 몇 년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작년 우리나라에서 관측된 낙뢰는 약 14만5000건으로 전년(2023년) 약 7만3000건 대비 2배 수준으로 늘었고, 최근 10년 동안의 평균 관측치보다도 약 44% 많았다고 해요. 이는 평년보다 여름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구름이 많이 형성되고, 그 결과 뇌우가 잦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