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산 이야기] 평야에 우뚝 솟은 기암괴석…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려요
입력 : 2025.09.15 03:30
월출산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을 들어본 적이 있지요? 겉으로는 작아 보여도 실제로는 아주 강하다는 뜻입니다. 전남 영암군과 강진군 경계에 솟은 월출산(809m·사진)이야말로 이 속담에 어울리는 산이라고 할 수 있어요. 월출산은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에서 면적이 가장 작습니다. 면적이 56㎢로 가장 큰 지리산국립공원(483㎢)에 비하면 거의 9배나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절대로 만만히 볼 수 있는 산이 아니예요. 월출산(月出山)이라는 이름만 해도 1000년 넘는 역사를 갖고 있지요. 삼국 시대 백제에서는 달나산(達拏山)이라고 불렸으며, 통일신라에서는 월나악(月奈岳)이라고 불렸는데 모두 '달이 나오는 산'이란 순우리말을 한자로 표기한 것입니다. 고려 시대부터는 지금처럼 월출산이라 부르게 됐어요.
하지만 절대로 만만히 볼 수 있는 산이 아니예요. 월출산(月出山)이라는 이름만 해도 1000년 넘는 역사를 갖고 있지요. 삼국 시대 백제에서는 달나산(達拏山)이라고 불렸으며, 통일신라에서는 월나악(月奈岳)이라고 불렸는데 모두 '달이 나오는 산'이란 순우리말을 한자로 표기한 것입니다. 고려 시대부터는 지금처럼 월출산이라 부르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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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월출산의 최고봉은 천황봉이지만, 사실 더 유명한 봉우리는 따로 있어요. 바로 구정봉입니다. 둥근 바위 꼭대기에 구멍이 9개 나 있는데, 우물처럼 물이 고여 있을 때가 많아서 붙은 이름이지요. 욕조만 한 것부터 바가지만 한 것까지 크기는 제각각입니다. 예로부터 아홉 마리 용이 살았다는 전설도 전해져요.
구정봉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예술 작품 같아요. 능선이 흘러내리는 모습과 넓은 들판이 어울려 황금 비율의 그림처럼 보이죠. 천황봉이 시원하고 웅장한 풍경을 보여준다면, 구정봉은 예술적인 풍경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월출산은 불교와도 관련이 깊은 산인데요. 산기슭에는 도갑사, 무위사, 천황사 같은 천년 고찰이 있습니다. 무위사는 국보 제13호인 극락보전과 국보 제313호인 아미타여래삼존벽화가 있으며, 도갑사에는 국보 제50호인 해탈문(解脫門)을 비롯한 보물 4점이 있습니다.
등산객들에게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국보 제144호인 마애여래좌상입니다. 10m 바위벽에 새겨진 거대한 부처님을 보고 있으면, 산을 오르면서 거칠어진 호흡을 부처님이 투명한 손길로 가라앉혀 주는 것만 같은 아늑한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산길을 5분쯤 더 가면 벼랑 끝에 있는 삼층석탑을 만나게 되는데, 그렇게 커 보였던 마애여래좌상이 작게 보입니다. 마치 내가 머무는 곳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진다는 걸 깨우쳐 주려는 듯한 오묘한 배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산행은 만만치 않습니다. 산이 높지는 않지만, 평야에 솟아 있기 때문에 700m 이상을 올라야 하거든요. 9월 중순까지 정비를 하느라 통제되는 산길도 있으니 국립공원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산행 코스를 잡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