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410] ‘귀이개’와 ‘귀지’

입력 : 2025.09.03 03:30
[예쁜 말 바른 말] [410] ‘귀이개’와 ‘귀지’
*귀 건강을 위해서는 면봉이나 귀후비개로 귀지를 자주 파지 않는 게 좋다.

*귓밥은 자연스럽게 나오기도 하는데, 억지로 빼내려다가 귀 안쪽에 상처가 날 수 있다.

두 문장에는 틀리는 말이 있어요.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다 보니 잘못된 줄 모르고 쓰는 일이 많지만, '귀후비개' '귓밥'은 표준어가 아닙니다. '귀이개' '귀지'가 맞는 표현이에요.

'귀이개'는 '귀지를 파내는 도구'를 뜻해요. 나무나 쇠로 숟가락 모양처럼 작게 만든 것이지요. '귀후비개' '귀쑤시개' 같은 표현은 경남·강원·충청 방언이고, '귀지개'는 전라도 방언이에요.

'귀지'는 '귓구멍 속에 낀 때'를 뜻해요. 전라도·제주 지역에서는 '귓밥' '귀밥', 충북 지역에서는 '귀창'이라고도 하지만 모두 방언이에요. 표준어는 '귀지'뿐이랍니다.

다만 "나이 들면 늘어지는 귓밥"이라고 할 때 '귓밥'은 다른 뜻이에요. 이때 귓밥은 귓바퀴 아래쪽에 붙어 있는 살, 즉 '귓불'을 말하는 표준어예요. 참고로 우리가 흔히 쓰는 '귓볼' 역시 잘못된 표현이고 '귓불'이 맞는답니다.

[예문]

―귀에 벌레가 있다고 면봉이나 귀이개 같은 도구를 쓰면 벌레를 더 깊이 밀어 넣을 수 있다.

―귀지는 외부 이물질의 유입을 막는 보호막과 같은 순기능이 있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