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테일러 스위프트가 경제를 살린다고?… 공연 하나가 상권 매출 늘려요

입력 : 2025.08.28 03:30

승수효과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에 참석한 한 관객이 구매한 ‘굿즈’를 들어 보이고 있어요. /게티이미지코리아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에 참석한 한 관객이 구매한 ‘굿즈’를 들어 보이고 있어요. /게티이미지코리아
Q. 세계적인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새 앨범을 내고 콘서트도 열 거라고 해요. 경제 뉴스에서도 '스위프트노믹스'가 다시 폭발할지 월가가 주목한다고 나오고 있는데, 이게 무슨 의미인가요?

A. 스위프트는 최근 전 세계 투어 공연으로 약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의 티켓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경제적 파급 효과는 티켓 값에만 그치지 않았어요. 공연이 열리는 도시에는 수만 명의 팬이 몰리면서 항공권, 숙박업, 음식점, 교통, 기념품(굿즈) 판매까지 소비가 크게 늘어납니다. 2023년 스위프트가 순회 공연을 할 때 간접적으로 발생한 소비는 약 50억달러(약 7조원) 수준이었다고 해요. 아티스트 한 명이 지역의 소비를 촉발하며 경제 전반을 활성화시키는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이를 두고 이 가수의 이름과 경제학(economics)을 합쳐 '스위프트노믹스(Swiftonomics)'라는 신조어가 생긴 것이랍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발간하는 보고서에도 스위프트노믹스가 언급될 정도였지요.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는데요. 지난달 강원도 속초에서 열린 가수 싸이의 '흠뻑쇼'는 단 하루 동안 75억원의 소비를 일으켰다고 해요. 수만 명의 관객이 몰렸는데, 이들은 공연만 보고 돌아가지 않고 속초의 숙박 시설, 식당, 카페 등도 이용했거든요. 그래서 지역 상권은 평소보다 훨씬 큰 매출을 올리게 된 것이죠. 돈이 돌고 돌아서 원래 금액보다 훨씬 큰 경제 효과를 만들어내는 거죠.

경제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라고 부릅니다. 특정 지출이 한 차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다른 소비와 소득을 낳아 원래 금액보다 더 큰 경제 효과를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공연 관람객이 식당에서 돈을 쓴다고 해 볼까요? 평소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게 된 식당 주인은 번 돈을 또 다른 곳에서 사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소비가 이어질수록 지역 경제에 파급력이 커집니다.

승수효과는 경기 침체기에도 중요한 개념이었습니다. 1929년 세계 대공황 당시 미국 정부는 테네시강 개발 사업 같은 대규모 공공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었고, 노동자들이 받은 임금은 다시 소비로 이어지며 경제 회복에 기여했습니다. 소비가 늘어나니, 기업들은 다시 투자를 늘리며 선순환이 만들어진 것이죠.

하지만 돈이 풀린다고 해서 무조건 소비가 늘고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에요. 승수효과는 일정한 조건이 갖춰져야만 나타납니다. 먼저 사람들이 소득을 얻었을 때 일정 부분 이상을 소비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저축을 하거나 수입품을 사는 데 쓰면서 국내 경제에 직접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정부가 승수효과를 기대하며 지출을 늘리면, 물가가 오르거나 국가 부채가 커지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지요.


김나영 양정중 교사·경제 전문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