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복슬복슬 다부진 고양이인데… 강아지처럼 '컹컹' 짖는 소리 내요

입력 : 2025.08.27 03:30

마눌

최근 중국의 한 방송사가 칭하이성 초원에 사는 야생 고양이 가족 모습을 공개해 화제가 됐어요. 어미와 조그마한 새끼 네 마리로 이뤄진 가족인데 하나같이 복슬복슬한 회색 털을 하고 얼굴은 다소 납작했어요. 새끼들이 굴 입구에 올망졸망 모여 있는 모습이 정말 깜찍했답니다. 이 야생 고양이의 이름은 '마눌(manul)'이랍니다. 몽골말로 '들고양이' 또는 '삵'이라는 뜻이에요.

마눌은 중국·몽골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와 이란 일부 지역까지 살고 있어요. 독일 동물학자 페터 시몬 팔라스가 18세기에 발견해 학계에 보고했다고 해서 '팔라스고양이(Pallas's cat)'라고도 부르지요. 다 자란 몸길이는 50~60cm 정도로 반려동물로 키우는 집고양이보다 약간 큰 편이에요. 마눌은 둥글넓적한 얼굴과 덥수룩한 털을 가졌으며 까칠한 인상으로 인기가 많은 페르시아고양이와 빼닮았어요.

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
마눌은 아담하고 둥글둥글하지만 다부진 몸집을 하고 있고 턱밑과 배 부분의 털은 수북하답니다. 그래서 여느 고양이보다 다리가 짧아 보이기도 해요. 이렇게 두꺼운 털옷 덕에 강추위와 칼바람을 이겨낼 수 있죠. 많은 고양잇과 동물이 쫑긋 선 귀를 갖고 있지만, 마눌의 귀는 얼굴처럼 둥그스름하고 작은 편이어서 쉽게 눈에 띄지 않아요. 여기에 얼룩무늬가 곁들여진 잿빛 털은 바위틈에서 훌륭한 위장 효과를 발휘하죠. 마눌은 쥐·도마뱀·새를 잡아먹는 사냥꾼이기도 하지만, 여우·늑대·독수리가 노리는 사냥감이기도 해서 어떻게든 눈에 띄지 않는 게 좋거든요. 그런데 마눌의 천적 중에는 사람도 있어요. 예로부터 몽골에서는 마눌의 몸에 신비한 효험이 있다고 여겨서 약재로 쓰려고 잡았대요.

비록 몸집은 작아도 먹잇감을 잡는 모습을 보면 마눌은 영락없는 고양잇과 맹수랍니다. 풀숲이나 바위 틈새 등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먹잇감이 사정거리에 들어오면 급습해요. 또 쥐나 토끼 등이 사는 굴속으로 발을 뻗어서 발톱으로 사냥감을 끄집어내기도 해요. 마눌은 고양이치고는 아주 다양한 소리를 내면서 소통하는데, 보통 고양이처럼 갸르릉대기도 하고 꺅꺅 소리치기도 해요. 짝짓기 철이 되면 울음소리는 더욱 다양해져서 개처럼 컹컹 짖는 듯한 소리, 올빼미처럼 '홋 홋' 하는 소리까지 낸답니다.

암컷은 임신하면 75일 안팎의 임신 기간을 거쳐 많게는 한 배에 여덟 마리까지 새끼를 낳아요. 많은 고양잇과 동물과 마찬가지로 수컷이 육아에 참여하지 않죠. 출산 직후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꼬물거리는 새끼들은 그러나 아주 빠른 속도로 자라나요. 생후 3~4개월이 되면 어미와 함께 먹이를 찾아 나설 수 있고요. 생후 5~6개월이 되면 어미 품을 떠나 독립하죠. 생후 1년이 되면 어엿한 어른이 돼 번식이 가능해져요.

마눌의 서식 지역 중 여러 곳에서 도시를 건설하거나 가축을 기르기 시작하면서 터전을 잃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이 마눌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답니다.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