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꼭 읽어야 하는 고전]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것이 중요"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전한 가르침
입력 : 2025.08.25 03:30
소크라테스의 변명
약 2500년 전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늘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소크라테스라는 철학자가 있었습니다. 젊은이들은 그에게 다가와 사랑, 정의, 우정, 선과 악, 예술 같은 주제에 대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정답을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계속 질문을 던져 젊은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었지요.
그 결과,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다고 믿던 것이 사실은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내가 무엇을 얼마나 모르는지 깨달은 것이지요. 이를 '무지(無知)의 지(知)', 즉 "나는 잘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라고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무지의 지'를 깨치도록 도왔습니다. 그의 제자 플라톤은 이런 대화들을 글로 정리했는데, 그것이 바로 '대화편'입니다.
플라톤의 대화편 중 한 편인 '변명'은 세 사람의 고발로 시작된 재판에서 소크라테스가 스스로를 변호하는 내용입니다. '변명'이란 단어에는 '옳고 그름을 가려 사리를 밝힌다'는 뜻도 있어요. 사형 판결을 받은 소크라테스는 벌금을 내고 목숨을 지킬 수도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그를 탈출시킬 계획도 세웠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형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평생 "아테네의 법을 지켜야 한다"고 말해온 자신이 법을 어길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왜 고발당했을까요? 고발장의 핵심은 이랬습니다. "그는 국가가 믿는 신들을 믿지 않고 다른 새로운 신들을 믿음으로써 불의를 행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지금의 아테네를 좋게 보지 않고 불만을 품게 될까 걱정한 것입니다. 또 전통적인 신들을 모셔 왔던 아테네의 질서가 흔들리게 될까 걱정했습니다. 소크라테스처럼 하나의 현상에 계속 질문을 던지고 따지다 보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본 것이지요.
철학의 역사는 곧 위대한 질문들이 이어져 온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점에는 늘 끊임없이 물음을 던졌던 소크라테스가 있습니다. 끊임없이 묻는다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철학은 가장 인간적인 학문이지요.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것에 대해 의문을 갖고 질문을 던진다면, 우리는 이미 철학자의 길로 들어선 것입니다.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 대부분은 자연의 질서를 탐구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삶과 국가를 철학의 주제로 삼았습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러한 소크라테스의 뒤를 이어 서양 철학의 바탕을 만들었습니다.
'변명'의 마지막 부분. 소크라테스는 이런 말을 남깁니다. "아니, 벌써 떠날 시간이 되었군요. 나는 죽으러, 여러분은 살러 갈 시간이. 우리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일을 향해 가고 있는지는 신말고는 그 누구에게도 분명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