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비행기보다 높이 솟은 화산재… 비밀은 ‘마그마’래요

입력 : 2025.08.19 03:30

화산

최근 세계 곳곳에서 화산 폭발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요. 지난달 17일에는 아이슬란드의 그린다비크 마을 부근에서 화산이 터졌고, 지난 3일엔 러시아 캄차카반도의 크라셰닌니코프 화산이 무려 약 500년 만에 불을 뿜었어요. 비슷한 시기 인도네시아에 있는 르워토비 라키라키 화산이 폭발해 화산재가 상공 10㎞ 이상 높이까지 분출했다고 합니다. 화산은 왜 폭발하는 걸까요? 오늘은 화산에 담긴 과학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뜨거운 마그마가 분출되며 폭발해요

화산은 활동 정도에 따라 활화산, 휴화산, 사화산으로 나눌 수 있어요. 활화산은 지금도 불을 뿜거나 곧 터질 수 있는 화산이고, 휴화산은 옛날에 분화한 적은 있지만 지금은 잠잠한 화산이에요. 사화산은 화산 모양은 가지고 있지만 터진 적이 없는 화산을 말하지요.

화산은 지구 표면을 이루는 '판'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습니다. 지구는 겉에서부터 지각, 맨틀, 핵으로 이뤄져 있어요. 지각은 지구의 껍질, 맨틀은 뜨거운 암석층, 핵은 지구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지요. 지각은 '판'이라는 여러 조각으로 갈라져 있는데, 지구에는 10개 이상의 큰 판이 있어요. 이 판들은 우리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매우 천천히 움직이고 있답니다.

그래서 판들은 움직이면서 서로 부딪치거나 어긋나는 일이 생깁니다. 그 과정에서 한쪽 판이 다른 판 밑으로 밀려 들어가기도 하지요. 그러면 지각과 맨틀 윗부분의 암석층이 휘어지거나 압축돼요. 그러다 어느 시점에 다다르면 암석층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지각이 '퍽' 하고 갈라지며 흔들려요. 이것이 바로 지진이랍니다.

판들이 부딪치면, 그 과정에서 엄청난 마찰과 압력이 생깁니다. 이때 뜨거운 열 때문에 땅속 깊이 있는 암석이 녹아 말랑말랑한 마그마가 만들어지지요. 이 마그마가 점점 쌓이다가 더는 버티지 못하면, 지각의 갈라진 틈을 뚫고 지표면으로 솟구칩니다. 땅속에 있는 불덩이가 폭발하듯 분출하는 순간이 바로 화산 분화예요.

그래픽=진봉기
그래픽=진봉기
'환태평양 화산대'에서 자주 발생하죠

화산 분화나 지진은 판의 경계 지역에서 자주 발생해요. 그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곳이 바로 '환태평양 화산대'입니다. 태평양을 둘러싼 여러 판이 마치 고리처럼 둘러서 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지요. 이곳에서는 450개가 넘는 화산이 모여 있어, 지구에서 가장 화산 활동이 활발한 곳입니다.

최근 화산이 폭발한 아이슬란드는 북아메리카판과 유라시아판이 갈라지는 경계에 있어요. 인도네시아 역시 세 판이 한꺼번에 부딪치는 곳이라, 화산이 유난히 자주 터집니다. 러시아의 캄차카반도 역시 북아메리카판과 태평양판의 경계에 자리 잡고 있죠. 일본은 4개 판이 맞물려 있는 곳에 있어 해마다 화산과 지진 피해가 끊이지 않습니다.

화산재가 18㎞ 높이까지 올라가 퍼졌다고?

화산이 폭발하면 화산재와 뜨거운 가스, 돌조각이 섞여 마치 거대한 연기 기둥처럼 하늘로 치솟습니다. 이것을 화산재 기둥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달 분화한 르워토비 라키라키 화산은 화산재 기둥이 18㎞ 높이까지 치솟았다고 해요. 비행기가 나는 높이보다도 더 위까지 올라간 거죠.

마그마 속에 가스가 많으면 높은 압력에 의해 강하게 밀어 올려져서 화산재가 훨씬 더 높이 치솟습니다. 화산재 기둥은 한 번 치솟은 뒤 주변 공기의 흐름에 따라 옆으로 퍼져 나가요. 가벼운 물질은 대기 중으로 흩어지고, 마그마 파편들은 땅에 떨어져 화산 주변에 쌓이죠. 큰 폭발이 일어나면 화산재 기둥이 40㎞ 이상 높이로 솟구치기도 합니다.

마그마 끈적임에 따라 화산 활동 달라져요

모든 화산이 항상 '쾅' 하고 터지는 것은 아니에요. 화산이 어떤 모습으로 분화하는지는 마그마의 끈적거림 정도(점성)에 따라 달라진답니다.

마그마의 점성은 크게 온도와 마그마 속 성분에 따라 결정되는데요. 마그마는 온도가 높고, 규산이라는 물질이 적을수록 묽게 흘러서 조용히 분출합니다. 반대로 온도가 낮고, 규산이 많을수록 끈적끈적해져서 폭발적으로 분출하기 쉽지요. 예를 들어, 꿀처럼 끈적끈적한 마그마는 안에 있는 가스가 뚜껑을 꽉 닫은 병 속처럼 빠져나가지 못하고 안에 쌓이게 됩니다. 이렇게 갇힌 가스는 점점 압력을 크게 만들어요. 그러다 지표면에 오르면 한꺼번에 '펑' 하고 폭발하면서 화산재와 돌 조각을 넓은 지역에 뿌려 버립니다.

마그마의 점성은 화산의 모양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점성이 낮아 물처럼 잘 흐르는 마그마는 잘 흘러내리면서 넓고 완만한 산을 만들어요. 이런 화산을 '순상 화산'이라고 합니다. 제주도 한라산, 하와이섬이나 갈라파고스 제도의 화산들이 대표적이지요.

반대로, 점성이 높은 마그마는 끈적끈적해서 쉽게 흐르지 못하고 산꼭대기 부근에 쌓여요. 그래서 산 모양이 가파른 원뿔처럼 되지요. 이런 화산을 '성층 화산'이라고 합니다. 백두산, 일본의 후지산, 이탈리아의 에트나 화산 등이 대표적입니다.

화산재는 대기층에 머물면서 지구 곳곳에 여러 영향을 미칩니다. 태양빛을 차단하여 지표의 온도를 낮추고, 비행기 엔진에 들어가면 고장을 일으켜 항공기 운항을 방해하기도 하죠.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기획·구성=윤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