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산 이야기] 등산 초보자 혼쭐내는 산… 조선 시대엔 '불(火) 기운' 품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대요
입력 : 2025.08.18 03:30
관악산
더위가 그나마 아침과 저녁에 조금이라도 꺾인 덕분에, 요즘 집에서 가까운 뒷산을 산책하는 분들이 다시 늘고 있는 것 같네요. 사람들이 많이 찾은 관악산(높이 632m)은 서울 관악구·금천구, 경기도 안양시·과천시에 걸쳐 있는 수도권 남부의 거대한 뒷산이자,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가까운 통로입니다.
1970~1980년대 우리나라가 빠르게 발전할 때, 이 일대 공단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에게 관악산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쉼터였어요. 실제로 관악산은 30분만 올라가도 바위산 특유의 멋진 경치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럼에도 서울을 대표하는 명산인 북한산에 비해 늘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죠.
1970~1980년대 우리나라가 빠르게 발전할 때, 이 일대 공단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에게 관악산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쉼터였어요. 실제로 관악산은 30분만 올라가도 바위산 특유의 멋진 경치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럼에도 서울을 대표하는 명산인 북한산에 비해 늘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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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악산 정상에서 남쪽 안양 방면으로 뻗은 관양 능선의 모습. /영상미디어
관악산은 산길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기로도 유명합니다. 여러 지자체가 나눠 관리하다 보니 관리에 미흡한 측면이 생긴 겁니다. 가령 관악산에 '국기봉'이라는 이름의 봉우리만 10개가 넘어요. 국기 게양대가 있는 봉우리는 모두 '국기봉'이라 부르고 있어요. 마치 한 반 학생 20명 중 10명이 같은 이름을 가진 것과 비슷합니다. 과거 문헌을 살피고, 봉우리 특징을 분석해 고유의 이름을 붙여줘야 변별력을 갖게 되고, 명소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지요.
조선 시대에도 관악산은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관악산이 풍수지리학적으로 불[火]의 기운을 잔뜩 품고 있다 해서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겼죠. 또 경복궁을 관악산의 불기운에서 보호하고자 광화문에 해태상을 세웠다고도 해요.
관악산의 산세는 매우 아름답습니다. 어느 길로 올라가도 불꽃처럼 화려한 바위 능선을 만날 수 있고, 정상인 연주대에 오르면 서울 남부가 내려다보이는 시원한 경치가 펼쳐집니다. 관악산(冠岳山) 이름의 관(冠·갓 관) 자는 왕관과 갓을 뜻하는데요. 정상인 연주대가 멀리서 보면 갓을 쓴 형상이라서 붙여졌다는 설과 한양 도성 남쪽 산 가운데 가장 높고 위엄 있는 산이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관악산은 등산 초보자들을 '혼쭐내는' 산이기도 합니다. 600m대라고 만만히 봤다가 위험한 바윗길이 많아서 놀라는 경우가 많아요. 또 길이 복잡한 데다 이정표도 체계가 잡혀 있지 않아 길을 잃기도 쉽죠.
요즘 같은 더위에는 관악산 둘레길과 서울 둘레길 관악산 구간을 추천합니다. 수도권 남부 어디서나 접근이 편하고, 풍성한 숲과 덱 전망대가 있어 지금도 여전히 많은 도시인에게 오아시스 같은 휴식처가 돼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