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책 속의 위로] 시한부 의사가 되돌아본 삶의 의미 "돈보다 값진 건 사랑하는 이의 미소"
입력 : 2025.08.14 03:30
숨결이 바람 될 때
매일 환자의 뇌를 수술하며 죽음과 싸웠던 천재 신경외과 의사가 있습니다. 그는 환자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삶인가'를 묻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시한부 암 환자가 되어 스스로에게 그 질문을 던져야 하는 운명을 마주합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환자가 되어 서른여섯의 나이에 삶의 끝자락에 선 의사가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폐를 뒤덮은 종양을 CT 사진으로 직접 확인한 순간 그가 평생 쌓아온 모든 계획은 무너져 내립니다. 그를 가장 고통스럽게 한 것은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불확실성'이었습니다. 얼마를 더 살 수 있는지 알 수 없었죠. 그는 이렇게 절규합니다.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기만 하면 앞으로 할 일은 명백해진다. 만약 석 달이 남았다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것이다. 1년이라면 책을 쓸 것이다. 10년이라면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하는 삶으로 복귀할 것이다."
절망 속에서 그는 작가 사뮈엘 베케트의 문장을 떠올립니다.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 그래도 나는 계속 나아갈 거야." 그는 '죽어가는' 대신 '계속 살아가기'로 다짐합니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도 다시 수술실로 돌아가 의사로서의 소명을 다하고, 아내와 함께 아이를 갖기로 결심하죠.
하지만 결국 병세가 악화되어 의사로서 활동을 멈춰야 했을 때, 저자는 좌절하지 않고 아버지라는 새로운 역할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가 더 이상 수술 실력이나 사회적인 성공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 대신 갓 태어난 딸의 하루를 기쁨으로 채워주며 이전에 느끼지 못한 충만함을 느끼지요.
이 책은 투병기가 아닙니다. 죽음 앞에서 삶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성찰의 기록이지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목표를 이렇게 말합니다. "죽음을 선정적으로 그리려는 것도 아니고, 할 수 있을 때 인생을 즐기라고 훈계하려는 것도 아니야. 하지만 그저 우리가 걸어가는 이 길 앞에 무엇이 있는지 보여주고 싶어." 그는 메스를 내려놓은 뒤, '따뜻한 말'이라는 또 다른 도구를 손에 들었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한때 중요하게 여겼던 돈이나 사회적 지위 같은 것들은 모두 허영이고, 시시하게 느껴졌다고요. 그가 마지막으로 발견한 삶의 의미는 거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딸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세상에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했는지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바라건대 네가 죽어가는 아빠의 나날을 충만한 기쁨으로 채워줬다는 것을 빼놓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저자는 우리에게 다정한 가르침을 남깁니다. 삶의 가장 찬란한 가치는 사랑하는 사람을 기쁘게 하는 바로 그 순간에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 책은 우리의 삶에서 무엇이 가장 소중한지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따뜻한 거울이 되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