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407] '둘러싸이다'와 '둘러쌓이다'

입력 : 2025.08.13 03:30
[예쁜 말 바른 말] [407] '둘러싸이다'와 '둘러쌓이다'
*그 동네에는 높은 담벼락에 (둘러싸인, 둘러쌓인) 단독주택이 많았다.

*그 선수는 팬들에게 (둘러싸여, 둘러쌓여) 우승컵을 들고 기쁨을 나눴다.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골라 보세요. 정답은 '둘러싸인' '둘러싸여'입니다. 하지만 '둘러쌓인' '둘러쌓여'로 잘못 쓰이는 경우가 많지요.

'둘러싸이다'와 '둘러쌓이다'는 비슷하게 생겼지만 뜻이 전혀 다릅니다. 먼저 '둘러싸이다'는 '둘러싸다'에서 온 말입니다. 이는 주위를 둥글게 감싸거나, 가운데를 에워싸는 것을 말하지요. '예쁜 포장지로 둘러싼 상자' '경찰이 시위대를 둘러쌌다' 등과 같이 씁니다. '둘러싸이다'는 '둘러싸다'의 피동사예요.

'둘러쌓다'는 '둘레를 빙 둘러서 쌓다'라는 뜻입니다. '성을 둘러쌓아 적의 침입을 막았다' '밭을 울타리로 둘러쌓았다'와 같이 쓰지요. 이처럼 주위에 뭔가를 쌓을 때에 쓰는 말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둘러쌓이다'라는 말은 우리 국어사전에 없는 말이라는 점입니다. '둘러쌓이다'는 '쌓다'의 피동형 '쌓이다'와 섞여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말이랍니다.

<예문>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서 해양 자원이 풍부하다.

―사고 이후 현장 주변은 빨간 바리케이드로 둘러싸였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