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뉴스 속 신화] '로마의 휴일' 속 낭만의 장소… 사실 교황 위해 지었대요
입력 : 2025.08.11 03:30
트레비 분수
지난달 18일 밤 10시, 로마에 있는 트레비 분수의 조명이 1시간 동안 꺼져 주변이 어두컴컴해졌습니다. 그리고 깜깜해진 분수 뒤 벽면엔 문장 하나가 비춰졌습니다. "가자에서 전쟁을 멈춥시다." 중동에서 일어난 전쟁으로 수많은 무고한 사람이 죽어가자, 로마시가 분수 조명을 끄고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었지요.
단지 분수 조명을 한 시간 껐을 뿐인데, 이 사건은 전 세계 뉴스에 실릴 만큼 큰 주목을 받았어요. 그만큼 트레비 분수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답니다. 오늘은 트레비 분수에 담긴 이야기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삼거리 분수'라는 의미죠
'트레비 분수'는 '삼거리 분수'라는 뜻이에요. 이 분수가 있는 곳은 로마 시대부터 삼거리였답니다. '세 개(Tres)의 길(Via)'이라는 뜻의 라틴어를 이탈리아어로 표기한 것이지요.
트레비 분수의 시초는 무려 204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기원전 19년, 아우구스투스와 함께 로마 제국을 건설한 아그리파 장군의 지시로 로마에 '아쿠아 비르고'라는 수도 시설이 만들어졌어요. 그 물줄기의 종착점이 바로 오늘날 트레비 분수가 있는 자리였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물이 없어 고생하던 로마 군인들에게 한 처녀가 샘의 위치를 알려주었다고 해요. 이 이야기에서 '처녀(Virgo)의 물(Aqua)'이라는 뜻의 라틴어 '아쿠아 비르고'라는 이름이 비롯됐다고 합니다. 고대 로마인들은 이 물을 신성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트레비 분수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건 영화 덕분이었어요. 1953년 개봉돼 지금도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영화 '로마의 휴일'에는 공주 역의 오드리 헵번이 트레비 분수를 찾는 장면이 나오는데, 덕분에 트레비 분수는 아름답고 낭만적인 장소로 세계인들에게 기억됐죠.
1954년 개봉된 영화 '애천(Three Coins in the Fountain)'은 세 여인이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 장면으로 유명합니다. 누구나 일생에 한 번쯤 영화 속 주인공처럼 분수에 가서 동전을 던지고 싶게 만든 거예요. 오늘날 분수를 찾은 관광객들이 던지는 동전이 매년 약 22억원 정도라고 하니, 엄청나지요? 그 돈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쓰인다고 합니다.
단지 분수 조명을 한 시간 껐을 뿐인데, 이 사건은 전 세계 뉴스에 실릴 만큼 큰 주목을 받았어요. 그만큼 트레비 분수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답니다. 오늘은 트레비 분수에 담긴 이야기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삼거리 분수'라는 의미죠
'트레비 분수'는 '삼거리 분수'라는 뜻이에요. 이 분수가 있는 곳은 로마 시대부터 삼거리였답니다. '세 개(Tres)의 길(Via)'이라는 뜻의 라틴어를 이탈리아어로 표기한 것이지요.
트레비 분수의 시초는 무려 204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기원전 19년, 아우구스투스와 함께 로마 제국을 건설한 아그리파 장군의 지시로 로마에 '아쿠아 비르고'라는 수도 시설이 만들어졌어요. 그 물줄기의 종착점이 바로 오늘날 트레비 분수가 있는 자리였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물이 없어 고생하던 로마 군인들에게 한 처녀가 샘의 위치를 알려주었다고 해요. 이 이야기에서 '처녀(Virgo)의 물(Aqua)'이라는 뜻의 라틴어 '아쿠아 비르고'라는 이름이 비롯됐다고 합니다. 고대 로마인들은 이 물을 신성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트레비 분수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건 영화 덕분이었어요. 1953년 개봉돼 지금도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영화 '로마의 휴일'에는 공주 역의 오드리 헵번이 트레비 분수를 찾는 장면이 나오는데, 덕분에 트레비 분수는 아름답고 낭만적인 장소로 세계인들에게 기억됐죠.
1954년 개봉된 영화 '애천(Three Coins in the Fountain)'은 세 여인이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 장면으로 유명합니다. 누구나 일생에 한 번쯤 영화 속 주인공처럼 분수에 가서 동전을 던지고 싶게 만든 거예요. 오늘날 분수를 찾은 관광객들이 던지는 동전이 매년 약 22억원 정도라고 하니, 엄청나지요? 그 돈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쓰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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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트레비 분수 전경. 분수 뒤에 보이는 ‘폴리 궁전’은 귀족의 대저택이었지만, 트레비 분수가 만들어진 이후엔 박물관 등으로 쓰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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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리 궁전 윗부분에는 교황의 상징물이 조각되어 있어요. 두 개의 베드로 열쇠 위에 교황이 쓰는 둥근 모자인 ‘교황관’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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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단에는 금색으로 ‘교황 베네딕토 14세가 완성했다’고 쓰여 있어요. 아래 오른쪽엔 로마의 ‘아쿠아 비르고’ 전설이, 왼쪽엔 아그리파 장군이 수도 건설을 지시하는 장면이 조각돼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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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수에는 로마 신화의 주인공들의 조각상이 배치돼 있습니다. 가운데 오케아누스 조각상 아래로 두 해마의 모습이 보여요. /위키피디아
지금 우리가 보는 트레비 분수는 18세기에 만들어진 거랍니다. 1732년, 교황 클레멘스 12세는 쇠퇴해가는 교황청의 권위를 다시 세우기 위해 웅장한 분수를 만들기로 했어요. 설계를 맡은 니콜라 살비는 이 의도를 파악하고 조각과 건축이 어우러지는 멋진 디자인을 제안했죠. 그리고 1762년 마침내 분수가 완성됐답니다.
그럼 이제 트레비 분수를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트레비 분수 뒤에는 '폴리 궁전'이라는 큰 건물이 배경처럼 서 있어요. 이 건물의 가장 높은 곳에는 교황의 권위를 상징하는 두 개의 베드로 열쇠 위에 교황이 쓰는 둥근 모자인 '교황관'이 조각되어 있죠. 그 아래엔 교황 클레멘스 12세의 가문을 상징하는 방패와 문양이 있고, 명예와 영광, 정의를 상징하는 두 여신이 마치 교황의 권위를 찬양하는 것처럼 나팔을 불고 있죠.
더 아래로 시선을 내려보면, 풍요와 건강, 다산, 평화를 상징하는 네 여신 조각상이 있어요. 중앙부엔 라틴어로 "교황 클레멘스 12세께서 '처녀의 물(아쿠아 비르고)'을 장엄한 예술로 꾸미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죠. 그 아래엔 처녀가 나타나 군사들에게 샘의 위치를 알려주는 전설과 아그리파 장군이 수도 건설을 지시하는 역사적인 장면도 조각돼 있답니다.
로마 신화 주인공들은 왜 등장할까요?
이제 분수를 이루는 조각을 볼게요. 놀랍게도 이곳에는 기독교와 관련이 없는 로마 신화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답니다. 교황이 고대 로마 제국의 영광을 이어받은 지도자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지요.
가장 눈에 띄는 건 분수 중앙에 우뚝 서 있는 거대한 '오케아누스' 조각상이에요. '오션(ocean·대양)'이라는 말이 바로 이 신의 이름에서 유래했죠. 로마 신화의 넵투누스(그리스 신화의 포세이돈·이하 괄호 안은 그리스 신화의 이름)가 바다를 지배하기 전에 바다를 다스리던 신이 오케아누스예요. 모든 바다와 강, 샘의 근원으로 여겨집니다. 대지의 여신 테라(가이아)와 하늘의 신 카일루스(우라노스) 사이에서 태어난 티탄 신족 가운데 첫째였습니다.
오케아누스는 조개껍데기 모양의 전차를 타고 있어요. 이 전차는 두 마리의 해마 '히포캄푸스'가 끌고 있지요. 그런데 오른쪽 해마는 얌전하지만, 왼쪽 해마는 두 다리를 치켜든 난폭한 모습이네요. 그래서 마부 역할을 하는 넵투누스의 아들 트리톤이 아주 고생하는 모습이 보이죠. 상반되는 성격의 해마는 물의 이중성을 상징합니다. 물은 잘 다스리면 인간에게 꼭 필요한 고마운 존재예요. 하지만 그러지 못하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괴물로 변하지요.
오케아누스 왼쪽의 궁전 벽면에는 풍요의 여신 옵스(레아) 조각상이 있어요. 그녀는 '풍요의 뿔'을 잡고 있고, 그녀 왼쪽 발치에선 물이 흐르는 모습이 새겨져 있어요. 옵스는 오케아누스의 누이이면서 시간의 신 사투르누스(크로노스)의 아내예요. 둘 사이에서 '신들의 왕' 유피테르(제우스)가 태어나지요.
오케아누스 오른쪽의 궁전 벽면엔 건강의 여신 살루스(히기에이아) 조각상이 있어요. 오른손에 작은 접시를 들고 있는데, 그 접시로 뱀이 올라와 물을 마시고 있습니다. 여기서 뱀은 의학의 신 아이스쿨라피우스(아스클레피오스)의 상징물로, 생명과 부활, 보건과 위생을 의미하지요. 이 신의 딸이 바로 살루스랍니다. 오케아누스를 중심으로 양옆에 서 있는 옵스와 살루스는 '물이 모든 것의 근원'이라는 메시지를 전하지요.
밤 10시, 분수에 조명이 꺼지며 관광객들은 실망의 탄식을 내뱉었어요. 평화와 희망의 빛이 전쟁 때문에 꺼져가는 현실을 상징하는 듯했죠. 하지만 1시간 후 조명이 다시 켜졌듯이, 전 세계에 평화의 빛이 비추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