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칡과 등나무는 올라가는 방향이 반대여서 '갈등'이란 말 생겼대요
입력 : 2025.08.11 03:30
칡
칡은 우리나라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는 덩굴성 식물입니다. 요즘 산 입구나 언덕의 양지바른 곳에선 칡이 다른 나무를 한창 뒤덮고 올라가고 있지요. 자세히 보면 커다란 잎 사이로 칡꽃이 핀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칡은 잘 알지만, 칡꽃은 잘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7~8월 한여름에 피는 칡꽃은 짙은 홍자색 꽃잎에 노란 무늬가 박힌, 아주 인상적인 꽃입니다. 다른 식물을 공격하는 거친 식물치고는 꽃에 독특한 무늬를 가진 셈이지요.
칡은 잘 알지만, 칡꽃은 잘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7~8월 한여름에 피는 칡꽃은 짙은 홍자색 꽃잎에 노란 무늬가 박힌, 아주 인상적인 꽃입니다. 다른 식물을 공격하는 거친 식물치고는 꽃에 독특한 무늬를 가진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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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여름에 피는 칡꽃은 짙은 홍자색이에요. 향기가 진해서 10m 밖에서도 맡을 수 있답니다. /김민철 기자
칡은 콩과 식물입니다. 그래서 가을엔 작은 씨앗이 들어 있는 꼬투리 열매가 달립니다. 땅속에는 옆으로 뻗는 큰 뿌리가 있는데, 크기 2~3m, 지름 20~30㎝나 되는 것도 있습니다. 이 뿌리에 녹말을 저장하고 있어서 옛날엔 구황식품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칡은 순식간에 주변 숲을 덮어버릴 만큼 세력이 좋아 산을 깎은 자리에 산사태를 막기 위해 일부러 심기도 했습니다. 칡이 도로변 등 경사면을 온통 뒤덮고 있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지요.
이렇게 흔한 식물이라 칡은 우리 소설에도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김동리의 대표적인 단편 중 하나인 '역마(驛馬)'는 3대에 걸친 가족 인연을 바탕으로 토속적인 의식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화개장터가 주무대인데, 이모와 조카 관계인 계연과 성기가 서로 연정을 키운 곳이 칡덩굴 많은 산길이었습니다. 박상률의 '봄바람'은 열세 살 섬 소년의 생활과 방황을 그린 성장소설인데,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인 '꽃치'는 여름이면 늘 망태기에 칡꽃을 꽂고 다닙니다.
사람들은 흔히 칡을 풀로 알고 있습니다. 충돌을 의미하는 '갈등(葛藤)'에서 '갈' 자는 칡을 가리키는데, 한자에 풀 초(艸) 자가 있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그러나 칡은 분명히 나무입니다. 참고로 갈등에서 '등' 자는 '등나무'를 뜻합니다. 칡과 등나무는 줄기가 올라가는 방향이 반대라 서로 복잡하게 얽히는 데서 유래한 말이지요. 그러나 실제로 칡과 등나무가 같이 자라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합니다.
칡은 다른 나무나 물체를 감고 올라가며 자라는 식물입니다. 요즘에는 칡뿌리를 캐는 사람이 드물어서인지 칡이 너무 번성해 다른 식물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도로까지 줄기를 뻗어 덮으려고 하는 칡을 보면 대책을 세워야 할 단계에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칡을 생태계 교란식물로 지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지요. 하지만 "스스로 나서 자라는 자생식물을 어떻게 생태계 교란식물로 지정하겠느냐"는 반대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