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숨어있는 세계사] 이집트선 미라 만들 때, 중세 유럽선 흑사병 막으려 뿌렸죠
입력 : 2025.08.06 03:30
향수
최근 프랑스 파리 남쪽의 '빌뇌브 생 조르주'라는 도시에선 취객들의 노상 방뇨 때문에 생긴 악취를 줄이기 위해 특별한 조치를 시작한다는 뉴스가 있었어요. 공공장소를 청소할 때 딸기향이나 풍선껌 향이 나는 소독제를 사용하기로 한 거죠. 여기에 주민들이 호응하면서 "라벤더나 박하향도 추가하면 좋을 것 같아요"라는 의견도 내놓았대요.
이처럼 향기는 단순히 '좋은 냄새' 그 이상이에요. 사람의 기분과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죠. 향수는 언제부터 우리 삶에 이렇게 깊이 자리 잡았을까요? 오늘은 인류가 향수와 함께해 온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
신의 향기를 동경한 인간
고대 사람들은 신은 인간과 달리 향기로운 냄새와 함께 존재한다고 믿었어요. 그래서 신에게 제물을 바치고, 향이 나는 재료를 태워 연기를 피우며 정성을 표현했답니다. 좋은 향기는 신의 기운을 나타내는 상징이었죠.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좋은 향기를 '유오디아'라는 말로 표현했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좋은 향기를 예수님의 특징으로 여기기도 했고, 이슬람교의 기록에는 "선지자의 땀보다 더 향기로운 냄새는 없다"는 말도 전해져요. 이처럼 향기는 오랫동안 신과 연결된 특별한 것으로 여겨졌지요.
고대 사람들은 향이 나는 나무나 송진(끈적한 나무 진액)을 태워 연기를 피우며, 그 향기를 신에게 바쳤다고 해요.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면 자신의 기도가 신에게 닿는다고 믿었던 거예요.
그래서 고대인들은 동물 기름이나 식물성 기름으로 향수를 만들어 종교 의식에 사용했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약 5000년 전부터 꽃과 나무의 진액을 태워 신에게 바쳤어요. 이집트에서 유명했던 '키피'라는 향수는 신을 위한 제사나 미라를 만들 때 쓰였죠. 향을 이용하면 죽은 사람의 영혼이 편히 쉴 수 있다고 믿었던 겁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향수가 귀족들만 사용할 수 있는 사치품이었어요. 주로 목욕이나 연회를 할 때 썼대요. 그때는 지금처럼 비누가 없었기 때문에, 목욕을 할 때 '향유'라는 향이 나는 기름을 사용했습니다. 향유는 납작한 그릇에 담아 조금씩 몸에 발랐어요. 그러곤 금속으로 된 도구로 몸을 문지르는 방식이었죠. 마치 때를 미는 것처럼요.
로마 시대에 들어와서는 목욕 문화가 크게 발달했어요. '테르마이'라고 불린 공중목욕탕에는 온탕과 냉탕뿐 아니라 수영장이나 운동 시설도 있었죠. 향수 문화는 목욕의 대중화와 함께 자연스레 발달했습니다. 로마 시대의 향수 원료는 대부분 오일에 꽃잎이나 송진을 담가 우려내는 방식으로 만들었어요. 장미, 바이올렛, 백합, 수선화, 라벤더 같은 꽃들이 주로 쓰였죠.
이처럼 향기는 단순히 '좋은 냄새' 그 이상이에요. 사람의 기분과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죠. 향수는 언제부터 우리 삶에 이렇게 깊이 자리 잡았을까요? 오늘은 인류가 향수와 함께해 온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
신의 향기를 동경한 인간
고대 사람들은 신은 인간과 달리 향기로운 냄새와 함께 존재한다고 믿었어요. 그래서 신에게 제물을 바치고, 향이 나는 재료를 태워 연기를 피우며 정성을 표현했답니다. 좋은 향기는 신의 기운을 나타내는 상징이었죠.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좋은 향기를 '유오디아'라는 말로 표현했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좋은 향기를 예수님의 특징으로 여기기도 했고, 이슬람교의 기록에는 "선지자의 땀보다 더 향기로운 냄새는 없다"는 말도 전해져요. 이처럼 향기는 오랫동안 신과 연결된 특별한 것으로 여겨졌지요.
고대 사람들은 향이 나는 나무나 송진(끈적한 나무 진액)을 태워 연기를 피우며, 그 향기를 신에게 바쳤다고 해요.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면 자신의 기도가 신에게 닿는다고 믿었던 거예요.
그래서 고대인들은 동물 기름이나 식물성 기름으로 향수를 만들어 종교 의식에 사용했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약 5000년 전부터 꽃과 나무의 진액을 태워 신에게 바쳤어요. 이집트에서 유명했던 '키피'라는 향수는 신을 위한 제사나 미라를 만들 때 쓰였죠. 향을 이용하면 죽은 사람의 영혼이 편히 쉴 수 있다고 믿었던 겁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향수가 귀족들만 사용할 수 있는 사치품이었어요. 주로 목욕이나 연회를 할 때 썼대요. 그때는 지금처럼 비누가 없었기 때문에, 목욕을 할 때 '향유'라는 향이 나는 기름을 사용했습니다. 향유는 납작한 그릇에 담아 조금씩 몸에 발랐어요. 그러곤 금속으로 된 도구로 몸을 문지르는 방식이었죠. 마치 때를 미는 것처럼요.
로마 시대에 들어와서는 목욕 문화가 크게 발달했어요. '테르마이'라고 불린 공중목욕탕에는 온탕과 냉탕뿐 아니라 수영장이나 운동 시설도 있었죠. 향수 문화는 목욕의 대중화와 함께 자연스레 발달했습니다. 로마 시대의 향수 원료는 대부분 오일에 꽃잎이나 송진을 담가 우려내는 방식으로 만들었어요. 장미, 바이올렛, 백합, 수선화, 라벤더 같은 꽃들이 주로 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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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대 이집트에서 백합 향수 제조 과정을 묘사한 그림이에요. 당시 이집트 사람들은 장신구에 향수를 넣어 사용하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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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바스에 있는 로마 시대의 목욕탕(사진 아래쪽). 로마 시대엔 목욕 문화가 발달하며 자연스레 다양한 향수가 만들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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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세기에 그려진 한 인물의 초상화예요. 과거 유럽에선 외출할 때 ‘포맨더’(노란색 원)라는 작은 용기 안에 향료를 담아서 다니기도 했답니다(왼쪽). 흑사병이 유행했던 시기 유럽에선 공기를 타고 병이 전염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의사들은 새 부리처럼 생긴 주머니가 달린 마스크를 쓰고 다녔답니다. 이 마스크 안에 방향제를 넣었죠. /위키피디아
중세 유럽은 기독교의 시대였습니다. 당시엔 향수를 종교적 목적 외엔 잘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요. 심지어 당시 교회는 공중목욕탕을 즐기는 문화를 없애려고 하기도 했지요.
대신 사람들은 향수를 질병 예방과 치료의 용도로 사용했어요. 과거 유럽에서는 흑사병(페스트)이 퍼지면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어요. 이때 사람들은 몸에 물이 들어가면 염증이 생겨 질병에 걸리기 쉽다고 생각하면서 물을 멀리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몸을 씻는 대신, 물에 적신 천으로 피부를 닦거나 옷만 갈아입는 식으로 목욕을 대신했지요.
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향신료를 담은 '포맨더'라는 작은 향기 용기를 가지고 다니기도 했지요. 페스트가 유행하는 동안엔 나쁜 공기가 침투할 수 없는 두꺼운 외투를 입고, 장갑과 긴 부리가 달린 우스꽝스러운 마스크를 쓴 채 강한 향기로 전염병을 막고자 했어요. 이 생각은 수백 년이 지나서야 바뀌게 되었죠.
수도원에서는 향이 나는 식물을 길러 '의료용' 향수를 만들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된 재밌는 설화도 있어요. 한 수도사가 병에 걸린 헝가리 여왕을 위해 로즈메리 향수를 만들어주었는데, 여왕은 그 향 덕분에 아름다움과 건강을 되찾고 폴란드 왕에게 청혼을 받았다고 해요. 이 일화 덕분에 향수가 많은 효능을 가졌다고 믿는 사람들이 생겼다고 합니다.
상류층 사치품에서 일상용품 됐어요
17세기까지만 하더라도 프랑스 귀족들은 몸을 자주 씻지 않았기 때문에, 향수를 뿌려 냄새를 감추려고 했어요. 향수는 멋을 내기 위한 사치품인 동시에, 위생 도구였던 것이죠.
하지만 18세기 들어 과학과 의학이 조금씩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점차 예전처럼 무조건 '나쁜 냄새가 병을 퍼뜨린다'고만 믿지 않게 되었어요. 점점 "몸을 깨끗이 씻는 것이 병을 막는 데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퍼지기 시작했지요.
19세기에는 위생 개념이 확산되면서 '나쁜 냄새가 질병을 퍼뜨린다'는 믿음은 사라졌지만, 향수는 우리의 생활 속에 더 퍼지게 됐지요. 예전에는 향수가 일부 상류층의 사치품이었다면, 이제는 누구나 좋은 향을 내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물건으로 바뀌게 된 거예요.
20세기 초에는 지금까지도 가장 유명한 향수 중 하나인 '샤넬 넘버 5'가 등장했답니다. 이 향수는 프랑스의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이 기획했어요. 전까지는 한 가지 꽃 향만 담은 향수가 많았지만, 샤넬 넘버 5는 여러 가지 향을 섞어 세련된 향을 만들어내 인기를 끌었지요. 1950년대 초 할리우드 배우 매릴린 먼로가 "잘 때 뭘 입냐고요? '샤넬 넘버 5'죠"라고 말하면서 이 향수는 전 세계에 더 널리 알려졌고, 자유롭고 세련된 여성의 이미지를 상징하게 됐죠.
이처럼 현대에는 향수가 패션을 중심으로 발전했고 더불어 마케팅, 심리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어요. 최근에는 특정 향기를 이용해 상품 매출을 높이거나 병원 환자의 불안을 줄이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