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산 이야기] '치'가 떨리고 '악'이 받치는 산?… 알고 보니 은혜 갚은 꿩 이야기에서 유래했대요
입력 : 2025.08.04 03:30
치악산
치악산 구룡사 일대는 요즘처럼 무더운 계절에도 사람이 많이 찾는 곳이에요. 맑은 구룡계곡이 있고 우람한 소나무가 숲을 이뤄 산책하기 좋은 곳입니다. 한여름엔 비로봉 정상보다는 숲 그늘 좋은 치악산 둘레길을 걷는 것을 추천합니다.
치악산은 이름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가 있답니다. 바로 '치'가 떨리고 '악'이 받쳐서 산 이름이 '치악산'이 됐다는 건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등산객들 사이에 떠도는 농담이에요.
치악산은 이름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가 있답니다. 바로 '치'가 떨리고 '악'이 받쳐서 산 이름이 '치악산'이 됐다는 건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등산객들 사이에 떠도는 농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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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 뜰 무렵 치악산 상원사의 풍경이에요. 치악산이라는 이름은 자신의 목숨을 바쳐 상원사의 종을 울렸던 꿩 이야기에서 유래하지요. /국립공원공단
이곳 주민들은 정상인 비로봉을 갈 때는 원주시 소초면의 황골 방면이나, 횡성군 강림면 부곡탐방지원센터 방면으로 올라요. 가파른 사다리병창 코스를 피해 더 수월한 산길로 오르는 거죠.
치악산의 이름은 원래 '적악산(赤岳山)'이었다고 해요. 산을 덮고 있는 붉은 단풍이 아름다워서 이런 이름이 붙여진 것이죠. 하지만 '꿩 전설'이 전해지면서 이름이 바뀐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옛날에 한 스님이 적악산을 지나는데, 구렁이에게 잡아먹힐 위기에 처한 꿩 두 마리를 구해줬어요. 그날 밤, 구룡사 터에 도착해 잠이 든 스님이 가슴이 답답해 눈을 떠 보니 구렁이가 몸을 휘감고 있었어요. 구렁이는 이렇게 말했대요. "네가 내 밥을 살려주었으니 너라도 잡아먹어야겠다!" 그러자 스님은 "그렇게 해서 네가 배부르다면 이 몸 아깝지 않다. 잡아먹어라"고 했답니다. 그러자 구렁이는 "네가 승려가 아니었다면 이미 잡아먹었을 것이다. 다만 네가 해가 뜨기 전까지 종소리를 듣게 해 준다면, 나는 바라던 대로 환생을 할 수 있을 터이니, 널 살려주겠다"고 했어요. 그렇게 구렁이는 스님을 잠시 놓아주었지만, 스님은 막막했지요.
구룡사엔 종이 없고 종이 있는 치악산의 또 다른 절인 상원사까지는 험한 산길을 30리(약 12km)나 걸어야 해서 날이 밝기 전에 도착하긴 어려웠어요. 해가 뜨기 직전 포기하려는 찰나, 멀리서 종소리가 "뎅~ 뎅~" 하고 울렸어요. 그러자 구렁이는 소원대로 허물을 벗고 환생했습니다. 상원사에 닿은 스님이 발견한 건 죽은 꿩 두 마리였어요. 낮에 구해준 꿩이 몸을 던져 소리를 낸 것이었어요. 이후 사람들은 은혜를 갚은 꿩을 기리며 꿩 '치(雉)' 자에 큰 산 '악(岳)' 자를 써 치악산이라 불렀다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