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탕후루·초콜릿을 먹는 게 환경 파괴? 우리 선택이 지구 반대편에 영향 줘요
입력 : 2025.07.31 03:30
세계지도 속 환경 이야기
요즘 탕후루를 간식으로 먹는 경우가 많죠? 달달한 설탕 시럽 때문에 좋아하는 친구가 많을 거예요. 그런데 태국 등 일부 국가에선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를 재배하기 위해 잡초와 잡목을 불로 태우는 '화전' 방법을 씁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오염 물질이 하늘을 뒤덮으면서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해요.
우리가 오랫동안 즐겨온 초콜릿은 어떨까요?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에선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를 만들기 위해 숲을 마구잡이로 베어낸 탓에, 코끼리들이 살 곳을 잃고 멸종 위기에 처했답니다. 무심코 즐긴 달콤함이 지구 어딘가에 어떻게라도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겠네요.
오늘 소개할 책은 이처럼 눈에는 보이지 않는 연결 고리를 하나씩 풀어주는 세계 지도와 같습니다. 생태 연구가인 저자는 세계 80국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나의 선택이 세상에 어떤 나비효과를 일으키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아보카도 한 개를 얻기 위해선 물 320리터가 필요한데요. 아보카도 재배에 들어가는 물 때문에 칠레 사람들은 식수난을 겪기도 하지요.
지금 지구는 기후 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어요. 히말라야에서는 녹아내린 빙하가 거대한 호수를 만들고, 이 호수가 흘러넘치며 산 아래 마을을 덮치는 '빙하 쓰나미'의 공포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스위스에선 빠른 속도로 사라져가는 빙하를 추모하며 사람들이 장례식을 열기도 했지요.
기후 재난은 한 나라에만 머물지 않고 곳곳으로 퍼져나가요. 2022년, 파키스탄에는 평소보다 무려 일곱 배 가까이 많은 비가 쏟아져 국토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기는 대홍수를 겪었습니다. 그런데 파키스탄이 차지하는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1%도 되지 않죠. 기후 변화에 대해 가장 적게 책임져야 할 나라가 오히려 많은 피해를 본 거예요. 저자는 이를 '기후 불평등'이라고 부르며 환경 문제에서도 국가 간 불공평함이 나타난다고 말합니다.
책은 희망적인 미래가 가능하다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코스타리카는 헌법을 바꿔 국방비에 쓸 돈을 교육과 보건에 투자했어요. 또 국토의 25%에 달하는 땅을 국립공원과 환경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여 지금은 생태 관광으로 많은 사람이 찾는 나라가 됐죠.
이처럼 책은 우리가 과거에 저질렀던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그 길을 함께 고민하자고 말해요.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쳤던 잘못을 되돌아보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지혜를 찾을 수 있도록 세계 곳곳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지요.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지리책도, 환경책도 아니에요. '지금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지구를 위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라는 질문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특별한 안내서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