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그때 그 시절 추억의 맛… 까맣게 익은 열매, 스님 머리 닮았죠
입력 : 2025.07.28 03:30
까마중
여기저기서 까마중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작은 흰색 꽃들이 푸른 잎 사이에서 날렵하게 꽃잎을 뒤로 젖히며 노란 꽃술을 내밀고 있고, 한쪽에서는 초록색 열매가 검게 익어가고 있지요. 벌써 따 먹고 싶을 만큼 검게 익은 열매도 있습니다. 잘 익은 까만 열매는 흑진주처럼 생겼고 군침이 절로 돌게 하는 빛깔입니다.
과거엔 대부분 집이 아이들에게 간식거리를 줄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그 시절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먹을거리 중 하나가 까마중이었지요. 집 마당이나 밭가에 흔했던 까마중은 한여름엔 까만 열매를 달고 있었고, 그런대로 달콤한 맛이 나는 게 먹을 만했습니다. 익은 것을 따 먹어도 며칠 후면 다시 까만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지요. 오디(뽕나무 열매)나 여름에 산에 가면 지천으로 있는 산딸기도 우리 스스로 따 먹을 수 있는 추억의 먹을거리였습니다.
과거엔 대부분 집이 아이들에게 간식거리를 줄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그 시절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먹을거리 중 하나가 까마중이었지요. 집 마당이나 밭가에 흔했던 까마중은 한여름엔 까만 열매를 달고 있었고, 그런대로 달콤한 맛이 나는 게 먹을 만했습니다. 익은 것을 따 먹어도 며칠 후면 다시 까만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지요. 오디(뽕나무 열매)나 여름에 산에 가면 지천으로 있는 산딸기도 우리 스스로 따 먹을 수 있는 추억의 먹을거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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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마중 열매(위쪽)와 꽃(아래쪽). 7월쯤부터 검고 둥글게 익는 까마중 열매는 단맛이 나지만 약간 독성이 있으니 조심해야 해요. /김민철 기자
"너 영등포의 먼지 나는 공장 뒷길들이 생각나니. (중략) 그때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까마중 열매가 떠오른다. 폭격에 부서져 철길 옆에 넘어진 기차 회통의 은밀한 구석에 잡초가 물풀처럼 총총히 얽혀서 자라구 있었잖아. 그 틈에서 우리는 곧잘 까마중을 찾아내곤 했었다. 먼지를 닥지닥지 쓰고 열린 까마중 열매가 제법 달콤한 맛으로 유혹해서는 한 시간씩이나 지각하게 만들었다."
까마중은 가짓과 식물로, 높이 20∼90㎝로 자라고 가지가 옆으로 많이 퍼져 전체적으로 둥근 형태를 이룹니다. 꽃은 5∼10월에 마디와 마디 사이에서 3∼8송이씩 하얗게 피지요. 까마중은 시골은 물론 도시 공터 등에서도 흔히 볼 수 있어요. 산이나 집 주변, 밭, 개울가, 아파트 화단 등 사람이 사는 곳 주변 어디에서나 잘 자랍니다. 전 세계의 온대와 열대에 널리 분포하고, 우리나라에는 벼와 함께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7월쯤부터 열매가 검고 둥글게 익는데, 단맛이 나지만 약간 독성이 있으니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까마중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까맣게 익은 열매가 승려의 머리를 닮았다고 붙은 것이죠. 지역에 따라 '깜두라지' '감태' '먹딸' 등 다양한 방언이 있는데 어릴 적 우리 동네에서는 '먹때왈'이라고 불렀습니다.
외래식물로 꽃에 보라색이 살짝 섞인 미국까마중도 비슷하게 생겼고, 열매가 빨간 배풍등, 재배식물인 가지와 감자, 생태계 교란식물의 하나인 도깨비가지도 같은 속(屬)에 속하는 식물입니다. 같은 속이면 형제 식물이라고 할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