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기후와 날씨] 여름철 비 몰고 오는 장마전선… 진짜 이름은 '정체전선'이에요
입력 : 2025.07.10 03:30
장마
-
- ▲ 지난달 20일 비가 내리던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모습. 우산을 펴거나 우산이 없는 행인은 겉옷으로 비를 피하고 있어요. /장경식 기자
'장마'는 오랜 기간 지속되는 비를 말해요. 과거 조선시대에는 비를 '마ㅎ'라고 했었는데요. 여기에 오랜 시간을 뜻하는 한자어 '장(長)'이 붙어 '댱마ㅎ'로 표현하다가 20세기 이후 '장마'로 정착됐답니다.
장마철이 되면 비가 며칠씩 계속 내리는데, 사람들은 흔히 이를 '장마전선'의 영향 때문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정작 기상학에서는 장마전선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답니다. 정확한 이름은 '정체전선'이에요. 공기 덩어리가 계속 일정한 자리에 머물러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지요.
그럼 정체전선은 왜 생기는 걸까요? 여름철, 한반도 북쪽 상공에는 '오호츠크해 고기압'이라는 차갑고 습한 공기 덩어리가 내려옵니다. 반대로 남쪽 상공에서는 덥고 습한 공기 덩어리인 '북태평양고기압'이 올라와요. 두 공기는 성질이 완전히 달라 섞이지 못하고, 마주치면 서로 밀고 당기면서 한자리에 머무릅니다. 이 경계에서 길게 이어지는 비구름대가 바로 정체전선이에요.
물론 정체전선도 계속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지는 않습니다.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서로 밀고 밀리는 힘겨루기를 하면서, 전선은 남북으로 오르락내리락하게 됩니다. 전선이 한반도 남쪽에 머물면 남부지방에 비가 내리고, 중부로 올라오면 서울과 대전 등에 많은 비가 내려요. 때로는 북쪽으로 전선이 올라가면서 일시적으로 날씨가 맑은 경우도 있답니다. 또한 태풍이 올라와 정체전선 쪽으로 많은 수증기를 끌고 오면, 비구름이 더 커지고 비의 양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지요.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정체전선이 만드는 비의 양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요. 남쪽에서 올라오는 공기가 예전보다 더 덥고, 공기 속 수증기량도 많아져서 강한 비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이 더욱 잘 갖춰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작년 7월 10일 새벽, 전라북도 군산에는 1시간에 131.7㎜가 넘는 비가 쏟아져 하천이 넘치고 도로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어요. 이처럼 정체전선은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기상 현상이기도 합니다.
그럼 언제 장마가 끝나는지, 정체전선의 움직임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기상청은 위성사진과 기상 레이더를 활용해 정체전선을 관측해요. 위성사진에는 정체전선이 하늘을 가로지르는 길고 하얀 구름 띠로 나타나지요. 기상 레이더에는 비가 오는 지역이 강수 강도에 따라 빨강, 주황, 노란색의 띠 형태로 나타나는데, 띠가 이어져 있는 곳이 정체전선이에요.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기상청은 '언제, 어디에, 얼마나' 비가 내릴지를 예보한답니다. 정체전선이 소멸되거나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지 않는 위치로 이동한 경우에 장마가 끝난 것으로 판단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