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401) '피우다'와 '피다'

입력 : 2025.07.02 03:30
[예쁜 말 바른 말] (401) '피우다'와 '피다'
*"아파트 단지 놀이터 주변에서는 담배를 피지 마세요."

*그 학생은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선생님 말을 듣지 않았다.


두 문장 중 하나는 틀리는 말이 들어 있어요. 첫째 문장의 '피지'는 '피우지'로 써야 해요.

'피다'는 '꽃이 피다' '연기가 피어오르다' '얼굴이 피다'처럼 저절로 벌어지거나 퍼지는 것을 가리킵니다. 이건 목적어가 필요 없는 자동사예요.

반면에 '피우다'는 무언가에 불을 붙여서 타게 만드는 동작입니다. 담배처럼 불을 붙여서 사용하는 대상이 있을 때는 꼭 '피우다'를 써야 해요. 일상생활에선 '피우다'의 의미로 '피다'를 쓰는 경우가 많지만 표준어 규정에 따르면 '피우다'가 맞는 말입니다.

따라서 '담배를 피다'라고 하면, 마치 담배가 저절로 타오른다는 이상한 말이 돼버립니다. 참고로 '피우다'는 동사이기 때문에 활용형이 바뀔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담배 좀 그만 펴요'라고 말하는 건 틀리는 표현이에요. '피우다'의 어간 '피우-'에 어미 '-어'가 붙으면 '피워'가 되니까, '담배 좀 그만 피워요'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예문]

―차가 끓기 시작하자 그윽한 향기가 피어올랐다.

―딸의 모습을 보며 웃음꽃을 피우는 아빠의 모습이 무척 행복해 보였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