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집 담보로 매월 연금 받아… 집값 높을 때 가입해야 수령액도 많아요

입력 : 2025.06.26 03:30

주택 연금

그래픽= 백형선
그래픽= 백형선
Q. 최근 '주택 연금'이 노후 대비 수단으로 떠오른다는 뉴스를 봤어요. 그런데 요즘처럼 집값이 오르는 시기에 가입하는 건 불리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옵니다. 주택 연금은 무엇이고, 왜 시기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지나요?

A. 요즘 "집은 있지만 현금이 없다"고 고민하는 어르신이 많아요.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바로 주택 연금입니다. 주택 연금은 집을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담보로 맡기고, 그 대신 매달 연금처럼 돈을 받는 제도예요.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주택 담보 대출(모기지론)'을 하는 경우가 많죠.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장기간에 걸쳐 원금과 이자를 갚아 나가는 방식이에요. 주택 연금은 그 반대입니다. 집을 담보로 맡기고, 가입자가 사망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때까지 돈을 받는 형식이라 '역(逆)모기지론'이라고도 불리죠.

주택 연금은 부부 중 한 명이 55세 이상이면서 공시가격 12억원 이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가입할 수 있어요. 주택 연금은 서민·중산층의 노후 대비를 위한 제도이기 때문에 너무 비싼 집은 제외하는 거예요. 고가 주택 소유자는 시중은행이 출시한 주택 연금 상품에 가입해야 해요.

주택 연금에 가입하면 집은 담보로 등록되지만 소유권은 그대로 남습니다. 자신의 집에 계속 살면서도 노후 생활 자금을 받을 수 있는 거죠. 상품 유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가입자가 사망하면 주택금융공사가 담보 잡은 주택을 처분하고 그동안의 연금 지급액을 정산하는 방식이에요. 만약 그동안의 연금 지급액보다 처분한 집값이 높다면 남는 돈은 상속인에게 돌아가지요.

주택 연금 가입자가 늘면 경제에 활기가 도는 효과가 있어요. 고령층에 추가 연금 소득이 생기면서 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이에요.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주택 연금 가입 의향이 있는 가구가 모두 연금을 들 경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5~0.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대요.

그런데 요즘처럼 집값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주택 연금에 가입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어요. 주택 연금을 중도 해지하는 사람들도 생기고요. 왜 그럴까요? 주택 연금 월 수령액이 가입 시점의 집값에 연동되기 때문입니다. 집값이 높을 때 가입해야 매월 받는 연금이 많아지는 거지요. 게다가 한번 결정된 연금은 집값이 변해도 조정되지 않아요.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3억원짜리 주택을 가진 70세 가입자는 사망할 때까지 매달 89만원을 받아요. 그런데 같은 집 시세가 5억원일 때 가입하면 월 연금은 148만원이 되죠(2025년 3월 기준).

다만 집 시세가 낮은 시기에 주택 연금에 가입했다고 무조건 손해인 것은 아닙니다. 주택 연금은 가입자가 사망하면 담보로 맡긴 집을 처분해 정산을 한다고 했지요? 받은 연금이 적으면, 그만큼 자녀 등 상속인의 몫이 커지는 거예요. 그러니 노후 자금이 정말 필요한 시점이 왔다면 집값 동향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는 것이죠.

연유진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이야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