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400) '계제', '게재', '개재'

입력 : 2025.06.25 03:30
[예쁜 말 바른 말] (400) '계제', '게재', '개재'
*"지금 우리 처지에 큰 소리를 낼 (계제, 게재, 개재)가 못 된다."

*형의 논문이 해외 유명 학술지에 (계제, 게재, 개재)됐다.

*이번 협상에는 수많은 변수가 (계제, 게재, 개재)돼있다.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골라 보세요. 차례대로 '계제' '게재' '개재'입니다. 이 세 말은 자주 쓰이는 한자어인데 뜻이 전혀 다르니 정확히 구분해 알아둡시다.

'계제(階梯)'는 원래 '사다리'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어떤 일을 차근차근 해나가는 순서나 절차를 비유적으로 말할 때 사용해요. 예를 들면 "계제를 밟아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죠. 또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형편이나 기회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변명할 계제가 없었다"에선 '기회'라는 의미로 쓰였어요.

'게재(揭載)'는 글이나 그림을 신문이나 잡지 등에 싣는다는 뜻이에요. '등재' '수록'과 비슷한 의미죠. 예를 들면 '그 회사는 신문에 사과문을 게재했다'와 같이 써요.

'개재(介在)'는 두 가지 사이에 어떤 것이 끼여 있는 상황을 말해요. 보통 어떤 문제나 요소가 중간에 끼어들었을 때 쓰는 말이에요. 유의어로는 '개입'이 있지요.

[예문]

―“계제를 밟아서 일을 해야지 막무가내로 해서야 되겠느냐?”

―그 출판사는 소설의 게재 시점을 한 달 뒤로 미뤘다.

―두 사람이 결혼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문제가 개재해 있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