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399] '9분 능선'과 '7분 바지'
입력 : 2025.06.18 03:30
| 수정 : 2025.06.18 04:31
이런 말을 흔히 들어본 적 있지요? 일상에서 자주 쓰는 표현이지만 사실은 틀리는 말입니다. 올바른 표현은 '9분 능선' '7분 바지'예요.
여기서 잘못 쓰인 '부'는 '나눌 분(分)' 자의 일본어 발음인 '부(ぶ)'를 그대로 따온 말이에요. 일제강점기 때 들어온 표현이 지금까지 남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우리말에는 없는 말이라 비표준어로 분류돼요.
의존 명사인 '분(分)'은 시간이나 각도, 위도, 경도 같은 단위를 나타낼 때 사용돼요. 또 전체를 나누는 비율을 나타낼 때도 쓰이지요. 전체를 10으로 나눈 것 중 하나를 '1분'이라고 해요. 바지 길이를 말할 때 '7분 바지'는 전체 길이의 70%쯤 되는 바지를 뜻하고, '9분 능선'은 산 정상까지 90%쯤 올라왔다는 뜻이에요. '부'라는 표현이 일상에서 많이 쓰이지만, 앞으로는 '분'을 써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 두세요.
참고로 '할푼리(割分厘)'라는 비율 단위도 있어요. 이 표현 역시 일본에서 들어온 용어인데, 지금은 야구에서 타율을 나타낼 때 말고는 거의 쓰이지 않아요.
[예문]
―그 회사는 상반기 목표 달성의 9분 능선을 넘었다.
―7분 바지를 잘못 입으면 자칫 다리가 짧아 보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