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불닭' 돌풍에 주당 100만원 넘어… 너무 비싼 황제주, 여러 개로 쪼갤 수 있어요

입력 : 2025.06.12 03:30 | 수정 : 2025.06.12 04:54

황제주

/일러스트=박상훈
/일러스트=박상훈
Q. 최근 '삼양식품' 주식이 황제주로 등극했다는 뉴스를 봤어요. 불닭볶음면이 엄청난 인기를 끌며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어떤 주식에 '황제주'라는 이름이 붙는 건가요?

A. 현재 국내 증시에서 가장 비싼 주식. 바로 삼양식품 주식입니다. 최근 액면가 5000원인 삼양식품 주가가 역대 최고가인 123만3000원을 기록하기도 했어요. 대표 상품 '불닭볶음면'의 세계적 인기에 힘입은 결과였지요. 황제주는 보통 주식시장에서 한 주당 100만원이 넘는 주식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100만원을 넘는 황제주가 등장한 건 1999년입니다. 당시 SK텔레콤 주가가 처음으로 100만원을 찍은 뒤 같은 해 400만원까지 돌파했어요. 이듬해인 2000년에는 481만원을 기록해 역대 주당 가격이 가장 높았던 주식이었습니다. 당시는 통신 업계가 호황을 맞으며 통신주의 전성기였죠.

주식 한 주당 가격이 가장 높았던 것은 SK텔레콤이었고, 2위는 화장품 회사 아모레퍼시픽입니다. 2015년 391만원을 기록한 적이 있지요. 회사원이 한 달 월급을 투자해도 주식 한 주를 사기 어려운 수준이었던 거예요. 3위는 삼성전자로 2017년 한 주당 286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 한 주가 286만원이었다니, 놀라는 분도 있을 거예요. 지금은 한 주에 6만원 정도인데 말이죠. 기업 사정이 나빠져서 주식 가격이 떨어진 것은 아니랍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주식 한 주를 여러 주로 쪼개는 '액면 분할'을 통해 주가를 낮춘 것이었죠.

주식 한 주가 수백만 원씩 하면 개인 투자자들은 선뜻 투자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주식 한 주를 여러 개로 쪼개는 '액면 분할'을 하지요. 초코파이를 박스 단위로만 팔다가, 낱개로 파는 것과 비슷한 거예요. 액면 분할을 하면 한 주당 가격이 낮아져서 개인 투자자들이 이전보다 쉽게 주식을 살 수 있게 됩니다.

만약 한 주당 100만원인 주식을 열 개로 쪼개면, 한 주당 가격은 10만원이 될 거예요. 주가가 낮아지는 대신 주식 수도 늘어나죠. 삼성전자는 2018년 한 주를 50개로 쪼개는 액면 분할을 했습니다. 주가는 265만원에서 5만원 수준으로 낮아지고, 주식 수는 50배로 늘어났어요. 액면 분할 전에 삼성전자 한 주를 가지고 있던 사람은 50주를 갖게 되는 겁니다.

화제가 된 삼양식품 주식은 어땠을까요? 삼양식품 주가는 1998년엔 액면 가격보다도 낮은 1000원 정도였어요. 한 주당 가격이 1000원이 안 되는 주식을 '동전주'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동전주처럼 한 주당 가격이 너무 낮은 경우, 주식을 합쳐 가격을 높이기도 해요. 이를 '액면 병합'이라고 합니다. 주가가 몇 백 원이라고 하면 기업이 부실하다는 이미지가 생길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하니 투기 대상으로 여겨질 수 있거든요. 하지만 액면 분할과 액면 병합 모두 근본적인 기업의 가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답니다.


김나영 양정중 교사·경제전문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