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사람보다 박자 잘 맞춰… 바다서 길 안내하는 '정찰병' 임무 맡기도 해요
입력 : 2025.06.11 03:30
바다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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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캘리포니아 바다사자가 바닷가 부두 위에 누워 쉬고 있어요. /위키피디아
지느러미 같은 네 발로 바닷속을 휘저으며 먹잇감을 사냥하는 이 동물을 왜 '바다의 사자'라고 이름 붙였을까요? 습성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져요. 낮고 굵은 음성으로 '그르렁' 소리를 내는 모습이 사자가 으르렁대는 모습을 연상시켜요. 또 수컷이 암컷보다 훨씬 덩치도 크고요. 머리와 가슴 둘레에는 수북한 털이 돋아 있는데, 마치 수사자의 갈기 같답니다. 암컷과 수컷의 차이가 하나 더 있는데요. 수컷은 이마에 산봉우리 같은 혹이 불룩 솟아 있답니다.
바다사자·물범·바다코끼리처럼 길고 둥근 몸뚱어리에 지느러미 같은 발을 가진 육식 바다동물을 통틀어 '기각류(鰭脚類)'라고 하는데요. 이 중 바다사자는 귓구멍만 보일락 말락 하게 나 있는 물범과 달리 귓바퀴까지 있어 귀를 '쫑긋' 움직일 수도 있죠. 고개를 양옆으로 홱홱 돌릴 수 있고, 뒷발을 움직여 머리를 긁을 수 있을 정도로 기각류 중에서는 유연성이 빼어나답니다.
바다사자는 아메리카·호주·뉴질랜드·갈라파고스섬에 사는데요. 캘리포니아 바다사자는 알래스카에서 캘리포니아를 지나 멕시코로 이어지는 북아메리카 태평양 연안과 인근 섬에 살고 있답니다. 바다사자 중에서 가장 지능이 높고 성질도 온순한 편이어서 사람이 길들이기 쉽다고 해요.
미국 서부 연안 도시에서는 배가 정박해 있는 부두까지 바다사자들이 몰려와 있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어요. 미국 해군은 캘리포니아 바다사자를 훈련시켜 바다의 위험한 구조물을 찾아내거나 길잡이 노릇을 하는 '정찰병'으로도 활용해 왔어요.
지금 캘리포니아 바다사자들의 서식지에서는 갓 태어난 아기 바다사자들이 꼬물거리면서 어미의 정성 어린 보살핌을 받고 있을 거예요. 암컷들은 9개월 임신 끝에 6월에 집중적으로 출산을 하거든요. 수백~수천 마리가 무리를 지어 사는데도 어미와 새끼는 서로를 잃는 일이 거의 없답니다. 몸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와 울음소리로 서로를 정확히 구별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많은 새끼가 어미는 달라도 아비는 같은 경우도 많습니다. 캘리포니아 바다사자를 포함한 많은 기각류는 짝짓기 철이 되면 힘세고 덩치 큰 수컷이 여러 암컷을 독점하는 방식으로 번식을 합니다. 수컷은 이 시기 동안 먹이를 거의 먹지 않고, 겨울과 봄에 미리 먹이를 먹어 저장해 둔 지방층을 태우며 버텨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