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도시·유원지 뒤덮은 계란프라이 모양 꽃… 美 캘리포니아 '샤스타산'서 이름 유래

입력 : 2025.06.02 03:30

샤스타데이지

샤스타데이지는 여러 종류의 데이지(daisy·국화과의 꽃)를 교배한 서양 꽃으로 계란프라이 모양을 닮았어요. /김민철 기자
샤스타데이지는 여러 종류의 데이지(daisy·국화과의 꽃)를 교배한 서양 꽃으로 계란프라이 모양을 닮았어요. /김민철 기자
요즘 도시 화단이나 정원은 물론 유원지 화단과 언덕을 온통 하얀색으로 덮는 꽃이 있습니다. 샤스타데이지(Shasta daisy)가 핀 것입니다.

샤스타데이지는 초여름, 그러니까 5~7월 피는 꽃입니다. 키가 50~60㎝ 정도로 비교적 크고 잎은 마주나는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습니다. 꽃 바깥쪽은 흰색, 가운데 부분은 노란 것이 계란프라이를 닮아 '계란꽃' '계란프라이꽃'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원래 '계란프라이꽃'은 개망초의 별칭이었는데 샤스타데이지도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이 꽃이 도심 거리는 물론 전국 곳곳에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언덕 전체를 이 꽃으로 심어 하얀 물결을 이룬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전남 신안 장산도, 전북 부안 변산마실길처럼 이 꽃을 대규모로 심어 샤스타데이지 축제도 하는 곳이 많습니다. 강원 평창 청옥산 육백마지기, 경남 함안 악양생태공원 등도 샤스타데이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샤스타데이지는 자연 상태에서 스스로 생긴 꽃이 아닙니다. 19세기 말 미국의 육종학자가 프랑스 들국화 등 여러 종류의 데이지를 교배해 만든 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꽃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어느덧 예전 코스모스처럼 전국을 뒤덮는 꽃으로 퍼진 것입니다. 노란색 큰금계국과 함께 빠른 속도로 늘어나 우리나라 여름 풍경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름에 붙은 '샤스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샤스타산(山)'에서 따온 것인데, 미국 인디언 말로 흰색을 뜻한다고 합니다. 꽃이 가을에 피는 구절초와 비슷하다고 여름구절초라고도 부릅니다.

샤스타데이지를 정확하게 알려면 꽃이 비슷하게 생긴 마거리트와 구절초를 아는 것이 좋습니다. 세 꽃 모두 꽃의 바깥쪽은 흰색이고 가운데 부분은 노란색이라 헷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피는 시기가 다르긴 하지만 겹치는 시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도입종인 마거리트는 샤스타데이지보다 빠르게 4월부터 피기 시작합니다. 키가 30cm 이내로 작은 편입니다. 도심 화단이나 화분에 심기에 안성맞춤이죠. 잎은 어긋나는데 쑥갓 모양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가을엔 구절초가 피어 더욱 헷갈리게 합니다. 구절초는 가을에 우리나라 산야에서 자라는 들국화 중 하나입니다.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꽃송이가 큰 편이고 향기도 아주 좋습니다. 무릎 높이(50cm)까지 자라고 잎은 전체적으로 계란 모양이면서 국화잎처럼 갈라지고 톱니가 있습니다. 전엔 산에 가야 볼 수 있었지만, 야생화답게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아도 잘 자라서 요즘엔 화단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구절초는 꽃이 옅은 분홍색을 띠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하얀 꽃이 봄에 피면 마거리트, 여름에 피면 샤스타데이지, 가을에 피면 구절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키로 보면 30㎝ 이내로 작으면 마거리트, 무릎 높이(50㎝) 정도이면 구절초, 무릎 높이 이상이면 샤스타데이지로 보면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김민철 기자